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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동의 공동체 주거 이야기 (7)
 
     김수동의 공공체 주거 이야기 (7)
▲ 김수동 (더함플러스협동조합 이사장)

 
            - 딱 맞는 집


  여러 차례 강조를 했지만 공동체주택은 ‘집’이라는 하드웨어 보다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더 큰 의미를 지닌 주거형태이다. 그렇다고 공동체주택의 집으로서 기능이 중요하지 않은 것은 물론 아니다.
 
사실 나를 비롯해서 보통의 서민들이 집의 의미에 대해 생각할 기회는 많지 않다. 바쁜 도시생활에 이런저런 스트레스 안 받고 살기 편한 곳으로는 아파트만 한 것이 없다. 아파트를 전제로 아이들 교육환경과 직장 출퇴근 거리, 그리고 가장 중요한 미래 자산가치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머무르기 보다는 시기적절하게 옮겨 다니는 것이 현명하다.
 
셋방살이 시절에는 ‘내 집’ 마련이 지상과제이고, 이후에도 더 큰 집, 더 비싼 집을 향한 우리의 주거 여정은 멈추지 않는다. 누군가는 돈을 벌기 위해 이사를 가고, 누군가는 돈이 없어 이사를 가야 한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우리에게 집은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집’이 되어 버렸다. 집이 보통사람들의 절대 자산이 되어 버린 시대, 전혀 낭만적이지 않은 도시의 노마드가 되어 버린 우리의 슬픈 자화상이다.
 
이제는 그만 떠돌고 싶다.
 
시작은 그야말로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공간확보와 삶의 필요 때문에 이사를 했다면, 언젠가 부터는 욕망이 동기가 되었다. 우리의 삶은 더 큰 집을 얻기 위한 평생의 투쟁과정이었다. 그런데 막상 은퇴시기가 되고 나니 자식들은 하나 둘 떠나고 온기 없는 집에 홀로 남은 나를 발견한다.
 
한편에는 전혀 다른 사람들이 있다. 치솟는 집값과 전월세로 인하여 이 평화로운 시대에 더 작은 집, 서울에서 더 먼 곳으로 가기 위해 짐을 싸야만 하는 주거난민, “이번 생은 망했어~”를 되뇌며 지옥고(반지하, 옥탑방, 고시원)을 떠도는 청년들.
 
이웃과의 관계가 단절된 집을 두고 누군가는 재산증식을 위해, 다른 누군가는 생존을 위해 주거가 투쟁이 되어버린 시대, 이 불안한 삶에서 우리는 행복할 수 없다.
 
병폐가 심각한 우리 사회의 주거문화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수준이다. 하지만 개인이 홀로 이에 맞서거나 극복하기는 쉽지 않다. 공동체주택은 서로 협력하여 스스로의 주거문화를 바꾸어 나가기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집이다. 공동체주택은 이웃 간의 관계가 살아 있는 집이다. ‘팔 집’이 아닌 ‘살 집’이다. 남(사업자)이 지은 집에 맞춰 사는 집이 아니라 나의 필요에 맞게 지은 집이다.
 
이러한 공동체주택의 공간은 보통의 집과 무엇이 다른지 알아보자.
 
많이들 오해하는 것이 공동체주택이 싼 집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공동체주택은 싼 집이 아니다. 아니 오히려 비쌀 수도 있다. 코하우징 형태의 공동체주택을 지을 경우, 세대별 주거공간과 별도로 커뮤니티 공간을 마련하여야 한다. 이 커뮤니티 공간에 대한 비용은 모두 참여자들이 분담해야 하는 금액이다. 다음으로 공동체주택은 일반 다세대나 빌라와 달리 개별 세대 맞춤형 설계를 적용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많은 설계비가 들어간다. 최소 50년 이상의 수명을 생각하고 집을 지으려면 적정 공사비를 반영하여야 한다. 이런 상황을 종합해 보았을 때 공동체주택은 일반주택 보다 결코 싼 집이 아니다.
 
그렇다면 “아무리 공동체도 좋지만 보통의 집보다 비싼 비용을 부담해야만 하나?”하는 의문이 든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 질문에 선뜻 동의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공동체의 가치도 살리고 경제적으로도 저렴한 비용으로 주택을 마련하는 방법이 있다. 그것은 바로 ‘작지만 큰 집’을 짓는 것이다.
 
‘작지만 큰 집’ 이라니, 이 무슨 해괴한 말인가? 그것은 바로 공동체주택에만 있는 공동체 공간의 마법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가장 보편적인 33평 아파트를 생각해보자. 공유공간이 없기 때문에 모든 살림은 내 집에 들어와야 한다. 살다보면 늘어나는 살림에 자녀들 떠나 식구들은 줄어도 집은 늘 비좁다. 오랜 생각과 고민 끝에 공동체주택 입주를 결정했다. 기존 살림을 생각해서 같은 규모인 33평 이상의 크기가 필요할까? 아니다. 내 집은 최소 1/3 이상 줄일 것을 권한다. 20평이면 충분하다. 대신 참여하는 각 세대가 1~2평을 분담하여 공동체공간을 만든다. 만약 10세대가 각 2평씩이면 20평의 공동체공간이 마련된다. 이 공간은 나의 공간이며 모두의 공간이기도 하다. 구성원들의 필요에 따라 공동의 부엌을 만들 수도 있고, 여러 가지 다목적 공간을 만들 수 있다. 주택구입 비용은 22평의 비용만 부담하지만 40평의 공간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작지만 큰 집’이 가능한 공동체공간의 마법이다.
 
집이라는 것이 단순히 사적 소유의 대상이었을 때, 우리는 욕망과 함께 모든 것을 내 집 안에 담아야 했고 끊임없이 집을 늘리고 채우는 삶을 살았다. 반면에 공동체주택은 사적공간을 넘어 공유공간을 확대하고 적지 않은 유휴공간을 찾아 주었다. 이제 그만 덧없는 욕망을 내려놓아도 될 것 같다.
 
이와 같이 공동체주택은 공간의 효용성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집이다. 뿐만 아니라 삶에 필요한 물건은 물론 재능과 시간까지 서로 나누며 ‘따로 또 같이’ 살아가는 집이다.
 
건축가 정영한은 젊은 건축가들과 함께 새로운 주거 대안을 모색하는 전시를 하고 있다. ‘최소의 집’ 전시 프로젝트다. 건축가들이 제안한 ‘최소의 집’은 단지 작은 집도, 가격이 싼 집도 아니다. 이들은 전시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최소의 의미는 자신에게 맞는 적정한 공간의 크기를 능동적으로 찾아보자는 것이다. 이들이 보여주고자 하는 공간의 모습이 바로 공동체주택의 공간이다. 공동체주택은 채우고 늘리는 삶에서 줄이고 비우는 삶으로 바꾸어 나가기 원하는 사람들에게 과하거나 모자람이 없는 ‘딱 맞는 집’이다.


 

silverinews 김수동  news1@silver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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