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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훈장의 고사만사 (25) – 鐵面皮 (철면피)
 
송훈장의 고사만사 (25) – 鐵面皮 (철면피) 
 
 
철면피(鐵面皮)
 
글자 : 鐵 쇠 철 / 面 얼굴 면 / 皮 가죽 피
풀이 : 쇠처럼 두꺼운 낯가죽
      뻔뻔스럽고 염치(廉恥)없는 사람을 이르는 말
출전 : 北夢瑣言 (북몽쇄언)
 
 
【유래】
옛날, ‘양광원(楊光遠)’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꽤나 똑똑하고 재능도 있어 과거 시험에 합격했다. 그런데 이 사람은 출세하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특히 윗사람에게 하는 아첨이 심했다. 어느 날, 높은 벼슬에 있는 사람이 시를 한 수 짓자 옆에 있던 양광원이 “아, 이렇게 훌륭한 시는 제가 열 번을 죽었다 깨어나도 보기 힘들군요. 정말 공께서 지니신 높은 인품이 그대로 담겨 있는 명문입니다. 이태백이 살아 돌아온다 해도 이런 시는 쓰지 못하겠군요.”
 
그 말에 사람들이 눈살을 찌푸렸다.
“쯧쯧, 저 친구 또 시작이구먼. 정말 눈꼴시어 못 봐 주겠어!”
“그러게 말일세. 어쩌면 사람이 저렇게 능청스럽게 아첨을 떨 수 있는지, 원!”
 
하지만 그는 주위 다른 사람들이 흉보거나 말거나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좀 높은 벼슬아치다 싶으면 있는 말 없는 말로 온갖 아부를 다 했다.
 
한 번은 어느 관리가 술에 취해서 길을 걷고 있자, 이를 보고 쪼르르 달려갔다. “나리, 그동안 평안하셨습니까?”
관리가 그를 보자 술김에 채찍을 들고 이렇게 말했다. “오, 자네였나? 내가 이 채찍으로 자네를 때리려는데 한번 맞아 볼 텐가?”
관리는 그저 술주정을 했을 뿐인데 그는 정말로 등을 돌렸다.
“예, 나리께서 때리는 매라면 기꺼이 맞겠습니다.”
관리는 진짜로 양광원을 때렸지만 그는 화내지 않고 헤헤 웃으며 비위를 맞추었다.
“나리께서 때리는 매를 맞다니 정말 영광입니다. 기분이 풀릴 때까지 마음껏 때려 주십시오.”
어느 날, 그가 아양을 떠는 꼴을 보다 못해 한 친구가 그에게 핀잔을 주었다.
“자네는 창피하지도 않나? 어떻게 그런 모욕을 받으며 산단 말인가!”
“모르는 소리 말게, 그분은 벼슬이 높은 분일세. 그분께 잘 보여 두면 얼마나 이로운지 알기나 하나? 난 그분이 똥을 먹으라고 해도 먹는 시늉을 할 걸세.”
“······.” 그가 한 대답에 친구는 그만 말문이 막혀 버렸다.
 
이 소문이 온 나라에 퍼지자 사람들은 그를 가리켜 “낯가죽이 두껍기가 열 겹의 철갑 같다”라고 했다.
 
進士楊光遠, 惟多矯飾. 不識忌諱, 遊謁王公之門, 干索權豪之族, 未嘗自足, 稍有不從, 便多誹謗. 常遭有勢者撻辱, 略無改悔. 時人多鄙之, 皆云楊光遠慚顔厚如十重鐵甲也.
 
 
【한마디】
자신의 회고록에서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고(故) 조비오 신부를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써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씨가 알츠하이머병을 문제로 재판에 불참했다고 한다. 병에 대한 어떠한 진단서 등은 제출하지 않았다고 한다.
 
헬기사격은 이미 사실로 밝혀졌다.
 
5공화국 탄생에서부터 얼마나 많은 시민이 죽었는지 세상이 다 아는데, 당사자의 자손들은 어마어마한 재산을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5.18의 정당성은 다 무너졌는데, 아직도 구국의 신념을 외치며 재판도 기피하고 있다.
 
논어論語 태백편泰伯篇에 이런 말이 나온다.
“曾子曰 鳥之將死 其鳴也哀 人之將死 其言也善.”
(증자왈 조지장사 기명야애 인지장사 기언야선)
“증자가 말하길, 새는 죽을 때 그 소리가 슬프고 사람은 죽을 때 그 말이 착하다.”
 
아직 이 양반 죽을 때는 많이 남았나 보다.
진정어린 속죄의 말을 들을 수 있는 날이 많이 남아 있는 듯해서 아쉽다.
 
누구나 미래를 빌릴 수는 없지만 과거를 갚을 수는 있다고 했건만...
언제쯤이나 아픈 사람들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치유가 될는지... 안타깝다.
 
생각만 해도 온통(全) 머리(頭)가 아프다(患)
 
 
-  글 : 虛田 宋 宗 勳 (허전 송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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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요 고전 (月曜 古典) #25 =
 
  ◈ 鷹立如睡 虎行似病 正是他攫人噬人手段處 故君子要聰明不露 才華不逞 才有肩鴻
  任鉅的力量 『菜根譚』
  응립여수 호행사병 정시타확인서인수단처 고군자요총명불로 재화불령 재유견홍
  임거적역량 『채근담』
 
  매는 서 있을 때 마치 잠자는 듯 두 눈을 반쯤 감고 있으며, 호랑이는 걸어 다닐 때 
  몸이 아픈 듯 힘없이 어슬렁거린다. 그러나 바로 이것이 그들의 사람을 움켜잡고 
  사람을 깨무는 수단手段이다. 그래서 품격品格을 갖춘 군자君子는 자신의 지혜智慧
  를 자랑하지 않고 자신의 재주를 드러내지 않음으로써 막중한 임무任務를 맡을 진정
  한 힘을 얻는다『채근담』
 
 
 
 

silverinews 송종훈  news1@silver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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