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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훈장의 고사만사 (36) - 買櫝還珠 (매독환주)
 
송훈장의 고사만사 (36) - 買櫝還珠 (매독환주)

 

 

 
매독환주(買櫝還珠)
 
글자 : 買 살 매 / 櫝 함 독 / 還 돌아올 환 / 珠 구슬 주
풀이 : 구슬 상자를 사고 구슬은 돌려주다
화려한 겉모습에 현혹되어 중요한 본질은 놓침
출전 : 한비자(韓非子) 외저설좌상(外儲說左上)
 
 
【유래】
 
 초(楚)왕이 묵자(墨子)의 제자인 전구(田鳩)에게 물었다. “묵자는 학식이 넓다고 세상에 널리 알려졌소. 그런데 품행은 단정하지만 언설을 보면 장황하기만 할 뿐 능변이 아닌데, 그 이유는 무엇이오?” 전구가 대답했다.
 
“옛날 진(秦)왕이 그 딸을 진(晉)나라 공자에게 시집보낼 때 온갖 장식을 다하고 아름답게 수놓은 옷을 입은 시녀 70명을 딸려 보냈다고 합니다. 그런데 공자는 오히려 그 시녀들을 사랑하고 딸을 천히 여겼습니다. 진나라 왕은 딸을 시집 잘 보낸 것이 아니라 시녀들을 시집 잘 보낸 꼴이 되었지요.
 
또, 어느 초나라 사람이 자기가 가진 구슬을 팔러 정(鄭)나라로 갔습니다. 그는 목란(木蘭)으로 상자를 만들어 계초(桂椒)의 향을 더하고, 보석을 박고 붉은 옥과 물참새의 털로 장식했습니다. 정나라 사람이 그 상자만 사고 구슬은 돌려주었습니다. 이는 함을 잘 판 것이지 구슬을 잘 팔았다고 말할 수 없지요.
 
오늘날 세간의 학자들도 이와 같아서 모두 능란한 변설로 꾸미기를 잘하며, 군주는 또 그 화려함만 보았지 실질을 잊고 있습니다. 그러나 묵자의 언설은 성왕의 도를 전하고, 성인의 말씀을 논함으로써 세상 사람들을 감동시킵니다. 만약 언설을 꾸미게 되면 사람들은 그 꾸민 말에만 주의하여 그 가치를 잊게 될 것이니, 꾸밈으로써 실질을 해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초나라 사람이 구슬을 판 것과 같고 진나라 왕이 딸을 시집보낸 것과 같은 것입니다. 그래서 묵자는 그 말은 장황하지만 능변은 아닌 것입니다.
 
楚王謂田鳩曰, 墨子者, 顯學也. 其身體則可, 其言多不辯, 何也. 曰, 昔秦伯嫁其女於晉公子, 令晉爲之飾裝, 從文衣之媵七十人. 至晉, 晉人愛其妾而賤公女. 此可謂善嫁妾, 而未可謂善嫁女也. 楚人有賣其珠於鄭者, 爲木蘭之櫃, 薰以桂椒, 綴以珠玉, 飾以玫瑰, 輯以翡翠. 鄭人買其櫝而還其珠. 此可謂善賣櫝矣, 未可謂善鬻珠也. 今世之談也, 皆道辯說文辭之言, 人主覽其文而忘有用. 墨子之說, 傳先王之道, 論聖人之言, 以宣告人. 若辯其辭, 則恐人懷其文忘其直, 以文害用也. 此與楚人鬻珠秦伯嫁女同類, 故其言多不辯
 
‘매독환주’란 화려한 표현에 현혹되어 중요한 내용을 잊는다는 말로, 본연의 일은 잊고 지엽적인 일을 추구한다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한마디】
 
 지난 15일 대입 수능시험이 끝났다.
수험생들뿐 아니라 부모님, 선생님들 모두들 그간 마음조이며 힘든 시간을 보내셨을 테니, 우선은 수고했다는 위로의 말을 드리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지금의 대학은 젊은이들에게 세상으로 나가는 유일한 통로가 되어 버렸다. 그래서 대부분의 모든 학생들이 대학으로 몰리고, 또 그게 끝나면 공무원시험으로 몰리고 있다.
 
수능시험의 성적이 마치 인생의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처럼 되었다. 그러다 보니, 서울의 모 여고에서는 3명의 부녀가 시험문제를 빼돌린 일로 교사인 아버지는 구속이 되고 쌍둥이 자매는 입건이 되었다.
 
세상이 온통 성적표의 숫자와 이력서에 나오는 출신 학교만으로 그 사람을 평가하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더불어 살려는 마음은 없고, 남이야 어떻게 되든 말든 돈만 벌면 되고, 문제가 되면 또 그 돈으로 법을 피하고, 법은 결국 돈 없고 힘없는 사람을 억압하는 수단이 되고 만 것이 현실이다.
 
정작 중요한 것은 다 빠져 버렸다.
중요한 것은 보석이지 보석함은 아니다.
 
대학을 가고, 공부를 하는 것이 더 이상 보석함을 꾸미는 수단이 아닌, 보석을 만드는 인생의 귀한 과정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글 : 虛田 宋 宗 勳 (허전 송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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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요 고전 #36 =
 
  ◈ 機動的 弓影疑爲蛇蝎 寢石視爲伏虎 此中渾是殺氣,
  念息的 石虎可作海鷗 蛙聲可當鼓吹 觸處俱見眞機 『菜根譚』
  (기동적 궁영의위사갈 침석시위복호 차중혼시살기
  염식적 석호가작해구 와성가당고취 촉처구견진기) 『채근담』
 
  마음속에 궁리窮理가 많은 사람은 잔盞에 비친 그림자도 독사毒蛇로 의심疑心하고,
  풀밭에 놓인 돌덩이도 웅크리고 앉아 있는 호랑이로 여긴다.
  그러면 마음속에 살기殺氣가 가득하게 된다.
 
  평화平和로운 생각을 하는 사람에게는 흉악凶惡한 돌 호랑이도 온순溫順한 
  갈매기로 보이고, 떠들썩하고 요란한 개구리 소리도 멋들어진 연주곡演奏曲으로 
  들린다. 『채근담』
 
 
 

silverinews 송종훈  news1@silver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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