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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훈장의 고사만사 (39) – 邯鄲之步 (한단지보)
 
송훈장의 고사만사 (39) – 邯鄲之步 (한단지보)
 
 
 
한단지보(邯鄲之步)
 
글자 : 邯 땅이름 한 / 鄲 조나라 서울 단 / 之 ~의 지 / 步 걸음 보
풀이 : 한단(邯鄲)의 걸음걸이
맹목적으로 다른 사람을 모방하려다 다른 사람의 장점도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자신의 본 모습도 잃어버리는 것
출전 : 장자(莊子) 추수(秋水)
 
 
【유래】
 
공손룡(公孫龍)이 위모(魏牟)에게 '장자'의 도(道)를 배우고 싶다고 하자, '위모'가 다음과 같이 비유했다.
 
"그대는 식견이 좁고 자신에 얽매여 관찰하는 방법으로 장자의 도를 구하려고 하고, 변론의 방법으로 도를 찾으려 하고 있습니다(子乃規規然而求之以察, 索之以辯). 이것은 대나무 대롱으로 하늘을 보는 것과 같고 송곳으로 땅의 깊이를 재는 것과 같으니, 이 얼마나 편협한 방법이 아니오(是直用管窺天, 用錐指地也, 不亦小乎).
 
그대는 돌아가시오(子往矣)! 그대 혼자만이 '수릉'의 젊은이들이 조나라의 '한단'에 가서 조나라 사람들의 걸음걸이를 배우려 했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한 것 같습니다(且子獨不聞壽陵餘子之學行於邯鄲與). 그들은 조나라의 멋있는 걸음걸이도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또한 본래 걷던 방법도 잊어버려서, 결국은 기어서 돌아갔다고 합니다(未得國能, 又失其故行矣, 直匍匐而歸耳). 지금 그대가 돌아가지 않는다면, 그대가 본래 가지고 있던 장점도 잊어버리고 그대의 직업도 잃게 될 것입니다(今子不去, 將忘子之故, 失子之業)."
 
'공손룡'은 놀라 말문이 막혀서 입을 벌리고 닫지도 못하고 혀는 올리고 내리지 못하고, 재빠르게 도망갔다(公孫龍口呿而不合, 舌而不下, 乃逸而走).
 
 
【한마디】
 
최근 사교육 1번지인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는 ‘옛날엔 수학이었다면 요즘은 국어 학원 설명회가 가장 빨리 마감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국어 사교육이 성업 중이라고 한다.
 
국어를 가르치는 현장 교사들 사이에서는 “요즘 학생들이 글은 읽을 줄 알지만 그 안의 생각을 이해하고 소통은 못하는 ‘문맹文盲’이 됐다”란 말이 나온다. 국어교사와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원인으로, 제대로 국어 익히기엔 턱없는 수업시간, ‘양으로 승부’하는 독서 경쟁, 백화점식 교육과정에 강의식 수업 · 문제풀이에 익숙해진 학생들을 들면서 국어 왜곡의 마지막 종착역은 ‘입시’라고 말하고 있다. 학생들도 영어 공부보다 모국어인 국어 공부가 더 낯설다고 한다. 어설피 영어를 배우고 따라하다가 그나마 모국어마저 서툴러지면, 그때는 연나라 젊은이처럼 기어 다녀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그나마 한편 정말 다행인 소식도 있다.
올해 예산안도 제때 처리하지 못한 국회의원들이 세비 2,000만원의 인상을 은밀히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여당과 야당의 입장이 바뀐 지가 2년이 넘었는데도, 한 단의 새로운 걸음걸이는 배우지 못했을지언정, 예전의 걸음걸이를 까먹지는 않으셨으니, 기어 다닐 일은 없을 것이다.
 
높고 높으신 국회의원國獪議員님들께서 이 추위에 기어 다니셔야 되겠는가. 국정國征에도 바쁘신 분들인데...
 
 
-  글 : 虛田 宋 宗 勳 (허전 송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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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요 고전 #39 =
 
  ◈ 反己者 觸事皆成藥石, 尤人者 動念卽是戈矛 『菜根譚』
  (반기자 촉사개성약석, 우인자 동념즉시과모) 『채근담』
 
  자신自身을 반성反省하는 자는 부딪치는 일마다 모두 약석藥石이 되고,
  남을 탓하는 사람은 생각하는 것마다 자신을 해치는 무기武器가 된다. 『채근담』
 
 
 

silverinews 송종훈  news1@silver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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