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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훈장의 고사만사 (46) – 失時者亡 (실시자망)
 
송훈장의 고사만사 (46) – 失時者亡 (실시자망)
 
 
실시자망(失時者亡)
 
글자 : 失 잃을 실, 時 때 시, 者 놈 자, 亡 망할 망
풀이 : 때를 놓치면 망한다
출전 : 列子(열자) 說符(설부)
 
 
【유래】
 
노(魯)나라의 시씨(施氏)에게 두 아들이 있었는데, 그 한 아들은 학문을 좋아하고 한 아들은 병법(兵法)을 좋아하였다. 학문을 좋아하는 아들은 학술로써 제(齊)나라 제후에게 벼슬할 것을 구하였다. 제나라 제후는 그를 받아들여 여러 공자(公子)들의 스승으로 삼았다. 병법을 좋아하는 아들은 초(楚)나라에 가서 병법으로써 초나라 왕에게 벼슬할 것을 구하였다. 초나라 왕은 기뻐하여 그를 군관(軍官)으로 삼았다. 그들의 녹봉(祿俸)은 그의 집안을 부유하게 만들었고 그들의 벼슬은 부모를 영화롭게 하였다.
 
시씨의 이웃에 사는 맹씨(孟氏)에게도 마찬가지로 두 아들이 있었고 학업(學業)도 또한 같았으나 가난하여 궁색하게 지내고 있었다. 시씨(施氏)의 부(富)를 부러워하여 그들을 찾아가 벼슬하는 방법을 가르쳐 달라고 하였다. 시씨의 두 아들은 맹씨에게 사실대로 알려주었다.
 
맹씨의 한 아들은 진(秦)나라로 가서 진나라 왕에게 학술로써 벼슬할 것을 구하였다.
진나라 왕이 말하였다. “지금 제후들은 힘으로 다투어 오직 힘써야 할 것은 병력과 식량뿐이다. 만약 인의(仁義) 따위로 나의 나라를 다스린다는 것은 멸망의 길이 될 것이다.” 그리고는 마침내 궁형(宮刑)에 처하고 그를 추방해 버렸다.
 
맹씨의 또 한 아들은 위(衛)나라로 가서 위나라 제후에게 병법으로써 벼슬할 것을 구하였다. 위나라 제후가 말하였다. “우리나라는 약한 나라로 큰 나라들 사이에 끼어있다. 큰 나라는 우리가 섬기고 작은 나라는 우리가 달래야 이것이 안전함을 구하는 길이다. 병권에 의지한다면 멸망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만약 그대를 온전하게 보낸다면 다른 나라로 갈 것이다. 그래서 나의 근심거리가 될 것이니 가볍게 여길 수 없다.” 그리고 마침내 발꿈치를 자르는 형벌을 가하여 그를 노(魯)나라로 돌려보냈다.
 
맹씨의 두 아들이 이렇게 돌아오자 맹씨 부자는 노하여 가슴을 두드리면서 시씨를 꾸짖었다. 이에 시씨가 말하였다.
“무릇 때를 얻은 자는 창성(昌盛)하고 때를 놓친 자는 망하는 법이오. 당신들의 도(道)가 우리와 같으면서 공로가 우리와 다른 것은 때를 놓친 것이지 행동이 잘못된 것이 아니오. 또한 천하의 이치에는 언제나 옳은 것이 없고 일에는 항상 그른 것이 없소. 전날에 쓰던 것을 지금은 혹 그것을 버릴 수 있고, 지금은 버리는 것도 뒷날 혹 그것을 쓸 수도 있는 것이오. 이렇듯 쓰이고 쓰이지 못하는 것은 일정한 옳고 그름의 기준이 없소. 시기를 엿보아 기회를 만나 일에 원만히 대응하는 것은 지혜에 속하는 일이며, 지혜가 진실로 부족하다면 그대가 박학(博學)하기가 공구(孔丘)와 같고 계략이 여상(呂尙)과 같게 하더라도 어디에 간들 곤궁하지 않을 수 있겠소?”
 
맹씨 부자는 이 말에 성난 표정이 누그러지며 말하였다. “잘 알았소. 그대는 거듭 말하지 마시오!”
 
魯施氏有二子,其一好學,其一好兵。好學者以術干齊侯;齊侯納之,以為諸公子之傅。好兵者之楚,以法干楚王;王悅之,以為軍正。祿富其家,爵榮其親。施氏之鄰人孟氏同有二子,所業亦同,而窘於貧。羨施氏之有,因從請進趨之方。二子以實告孟氏。孟氏之一子之秦,以術干秦王。秦王曰:「當今諸侯力爭,所務兵食而已。若用仁義治吾國,是滅亡之道。」遂宮而放之。其一子之衞,以法干衞侯。衞侯曰:「吾弱國也,而攝乎大國之間。大國吾事之,小國吾撫之,是求安之道。若賴兵權,滅亡可待矣。若全而歸之,適於他國,為吾之患不輕矣。」遂刖之,而還諸魯。既反,孟氏之父子叩胸而讓施氏。施氏曰:「凡得時者昌,失時者亡。子道與吾同,而功與吾異,失時者也,非行之謬也。且天下理無常是,事無常非。先日所用,今或棄之;今之所棄,後或用之。此用與不用,無定是非也。投隙抵時,應事無方,屬乎智。智苟不足,使若博如孔丘,術如呂尚,焉往而不窮哉?」孟氏父子舍然無慍容,曰:「吾知之矣。子勿重言!」
 
 
【한마디】
 
- 지난 24일 새벽 2시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구속영장이 발부되었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구속된 전직 사법부 수장이라는 오명(汚名)을 뒤집어쓰게 되었다. 헌정 사상 구속됐다고 해서, 헌정 사상 처음으로 법을 어긴 사법부 수장이란 뜻은 아닐 것이라 생각된다.
 
- 라면으로 유명한 삼양식품의 회장 부부가 10년간 온갖 서류를 위조해서, 50여억 원의 회삿돈을 횡령해 사적으로 유용하다가 징역 3년의 실형을 받았다고 한다. 그 좋던 삼양라면 맛이 어째 좀 달라졌나 했더니... 스프에 욕심을 너무 넣어서 맛이 좀 그런 것이겠지. 그러기에 라면 만들지 말고, 반도체 만들어서 삼성전자 쯤 됐으면 4조씩 분식회계해도 아무 탈 없었을 텐데...
 
- 조해주 중앙선관위 상임위원 임명을 두고, 자유한국당은 앞으로 국회를 보이콧하겠다고 선언했다. 아울러, 소속의원들이 ‘5시간 30분씩’ 돌아가며 ‘간헐적 단식’을 진행하고 있다. 아무 때나 단식을 한다고 국민을 위한 것으로 비칠 것이라는 생각은 지나친 오버센스 같다.
 
하긴 공짜 세비에, 그만둬도 평생 나오는 연금 받으려면 건강을 지키는 것이 우선일 테니 한편 이해가 가기도 한다. 국회를 보이콧하고 놀아도, 하루도 안 넘기고 월급은 제 날짜에 나올 것이고, 그만둬도 그간 노느라 수고했다고 평생 연금 나올 테고... (아이고, 부러워라!)
 
천하의 이치에는 언제나 옳은 것이 없고 일에는 항상 그른 것이 없어, 전날에 쓰던 것을 지금은 혹 그것을 버릴 수 있고, 지금은 버리는 것도 뒷날 혹 그것을 쓸 수도 있는 것이라고 했다. 전에 쓰던 것을 아직도 버리지 못하고 정작 버려야 할 것 들은 꼭 쥐고 놓지 못하는 정치인, 관료들의 모습은 아무리 봐도 궁형(宮刑)이나 발꿈치를 자르는 형벌을 당해봐야들 정신을 차릴 것만 같아 안타까운 마음뿐이다.
 
 
- 글 : 虛田 宋 宗 勳 (허전 송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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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요고전 #46 =
 
  ◈ 貪得者分金恨不得玉 封公怨不受候 權豪自甘乞丐, 知足者黎羹 旨於膏粱 
  布袍煖於狐貉 編民不讓王公 『菜根譚』
  (탐득자분금한부득옥 봉공원불수후 권호자감걸언 지족자여갱 지어고량 
  포포난어호맥 편민불양왕공『채근담』
 
  지칠 줄 모르는 貪慾(탐욕)에 빠진 사람은 금과 은을 가져도 아름다운 玉(옥)을 얻지 
  못해 괴로워 하고, 公爵(공작)으로 封(봉)해질지라도 侯爵(후작)에 封(봉)해지지 않아 
  괴로워한다. 분명히 權勢(권세)있고 尊貴(존귀)한 집안 출신이면서도 精神的(정신적)
  으로는 거지가 되기 원한다. 반면 足(족)함을 알고 항상 滿足(만족)하는 사람은 
  산나물국을 생선과 고기보다 더 맛있어 하고, 거친 베 두루마기도 호피 담비 가죽 옷
  보다 더 따뜻해 한다. 비록 몸은 平民(평민)일지라도 王族(왕족)과 貴族(귀족)보다 더
  自由(자유)로우며 滿足(만족)할 수 있다. 『채근담』
 
 
 

silverinews 송종훈  news1@silver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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