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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훈장의 고사만사 (64) - 夸父逐日 (과보축일)
 
송훈장의 고사만사 (64) - 夸父逐日 (과보축일)
 
 
 
과보축일(夸父逐日)
 
글자 : 夸 자랑할 과 / 父 남자에 대한 미칭(美稱) 보 / 逐 쫓을 축 / 日 해 일
풀이 : 과보가 해를 쫓다
      자신의 능력을 알지 못함
출전 : 산해경(山海經)
 
 
【유래】
 
 어느 날 ‘과보’라는 거인이 원야(原野)의 서쪽으로 기울어가고 있던 태양을 바라보고 있다가 느닷없이 기상천외한 생각을 하였다.
 
“태양이 서쪽으로 지고 나면 칠흑 같은 어둠이 찾아오겠지. 난 어두운 밤은 아주 질색이야. 난 밝은 광명이 좋아. 내가 태양을 쫓아가 붙잡아 두어야지.”
 
이렇게 생각한 과보는 기다란 다리를 이용하여 서쪽으로 기울고 있는 태양을 붙잡기 위해 질풍처럼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는 어찌나 빨리 달렸던지 순식간에 일천 리를 달려 우곡(禺谷)이라는 곳에 당도했다. 그곳에 다다른 그의 눈앞에는 거대하고 붉은 불덩어리가 있었다. 그 순간 과보는 이 거대한 불덩이에 에워싸이고 말았다. 과보는 너무 기쁜 나머지 커다란 팔을 활짝 펴 태양을 움켜쥐려고 하였다. 그 순간 타는 듯한 갈증과 함께 피로가 엄습해 왔다. 이글거리는 열기를 품고 있던 태양으로 인하여 갈증을 느꼈을 뿐만 아니라 그동안 한 번도 쉬지 않고 계속 태양을 쫓아 달려와 극도로 지쳐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하는 수 없이 태양을 붙잡으려는 생각을 포기하고 타는 듯한 목을 축이기 위해 엎드려 황하와 위수의 물을 벌컥벌컥 들이키기 시작했다. 어찌나 목이 말랐던지 순식간에 두 강물은 바닥이 나고 말았다. 그러나 타는 듯한 갈증은 여전히 가시지 않았다. 과보는 다시 북쪽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가시지 않은 목마름을 해소하기 위해 대택(大澤)의 물을 마시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과보는 대택의 물을 마실 수가 없었다. 너무나 목이 말라 기진하여 도중에서 쓰러지고 만 것이다.
 
마치 거대한 산이 무너지듯 그가 쓰러지자 어마어마한 굉음과 함께 대지와 강물이 크게 요동쳤다. 이때 태양은 우곡을 향해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지고 있는 태양의 마지막 황금빛 줄기가 과보의 얼굴을 어루만지듯 비추고 있었다. 과보는 서쪽으로 지고 있는 태양을 안타까운 눈빛으로 바라보면서 긴 탄식과 함께 손에 들고 있던 지팡이를 힘껏 내던지고 숨을 거두었다.
 
다음 날 아침, 태양이 동녘에 떠올라 온 대지를 금빛으로 비추자, 어제 원야에서 쓰러져 죽은 과보는 어느새 커다란 산으로 변해 있었다. 그 산 북쪽에는 푸른 잎이 무성하고 싱싱한 과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복숭아나무 숲이 생겼다. 이 숲은 과보가 죽으면서 힘껏 내던진 지팡이가 변해서 된 것이다. 그는 훗날 광명을 추구하다 지치고 목이 마른 사람들이 생길 경우 그들이 목을 축이고 원기를 되찾아 가던 길을 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복숭아나무 숲을 선물한 것이다.
 
 
【한마디】
 
 지난 12일 뉴스에 아래와 기사가 올라왔다.
 
올해 국회에서 열린 회의시간을 모두 따져보니 의원 한 사람당 한 달에 딱 하루 회의를 했다고 한다. 올해 여성가족위원회 공식 회의는 하루 딱 한 번, 5시간 35분이 전부인데, 본회의를 통과한 여성가족위 법안은 올해 단 한 건도 없다고 한다.
 
입법성적은 낙제점인데, 일부 여성가족위 의원들은 우리의 청년과 양성평등 정책 개선을 명분으로 아랍에미리트와 남아공을 다녀오고, 이 출장에 9일간 3,580만 원을 썼다고 한다.
 
국회 사무처를 통해 파악한 올해 1월부터 4월까지의 의원 출장 내역은 34건인데, 상임위 별로 정책 시찰을 다녀온 게 5건, 대부분은 다른 나라 국회의원 만나는 것 같은 이른바 의원 외교 출장이었던 것 같다. 해외 출장 간 의원이 121명, 비용은 모두 23억 원 가까이니까 한 사람 평균 1,891만 원을 쓴 것이다.
 
국회의원의 해외 출장, 정책과 입법에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무조건 비판할 일은 아니나, 올 초부터 사실상 개점휴업이었던 국회 상황을 고려하면 우선순위가 잘못된 것 같다.
 
산적한 법안과 추경예산은 심사도 안 하고, 길거리에서 TV 앞에서만 국민을 위하는 것처럼 핏대를 세우며 여야가 서로를 비판하지만, 아마도 해외 출장에 가면 희희낙락하면서 술잔을 기울였을 것 같다.
 
애당초 해를 잡을 능력이 없는 과보인 줄 몰랐던 국민이 잘못인지, 그래도 혹시나 ‘이번에는 잘 하겠지.’ 하는 기대조차도 너무 사치스러운 일이 되고 말았다.
 
야당이야 원래 그런 부류이니 그렇다 쳐도, 과감하게 국회를 해산하고 다시 총선을 해서 이번에는 국회의 모든 특권을 내려놓고, 정말 국민을 위하는 국회를 만들어 보자고 주장해보지도 못하는 여당의원들에게 무엇을 바랄까.
 
과보는 죽어서 복숭아나무 숲이라도 남겼는데, 우리의 과보夸父들은 무엇을 국민에게 남길까.
 
 
-  글 : 虛田 宋 宗 勳 (허전 송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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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요고전 #64 =
 
  ◈ 靑取之於藍 而靑於藍, 氷水爲之 而寒於水 『荀子, 勸學』
  (청취지어람 이청어람, 빙수위지 이한어수) 『순자, 권학』
 
  청색靑色은 쪽빛에서 취取했으나 쪽빛보다 푸르고, 얼음은 물이 그것을 만들었으나
  물보다 차갑다. 『순자, 권학』
 
 
 

silverinews 송종훈  news1@silver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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