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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베 수의(壽衣)’는 일제 잔재, ‘왜곡된 전통’ 개선해야「우리의 장례문화를 진단한다」 국회 토론회 열려
‘삼베 수의(壽衣)’는 일제 잔재, ‘왜곡된 전통’ 개선해야
- 「우리의 장례문화를 진단한다」 국회 토론회 열려
 
김명연 의원(가운데)이 주최한 '우리시대의 장례문화를 진단한다' 토론회
 
올해는 3.1운동이 일어난 지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일제 강점기로부터 74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우리 생활문화의 곳곳에서 일제의 잔재는 알게 모르게 존재하고 있다. 그 가운데 우리의 상(喪)장례문화 중에 수의(壽衣) · 상복(喪服) · 상장(喪章) · 국화 등이 일본의 장례문화라는 지적이 나오며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김명연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자유한국당)은 한국장례협회(회장 박일도)와 더불어 ‘우리시대 장례문화를 진단한다’를 주제로 지난 1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토론회를 개최하고, 우리 장례문화 속에 숨어있는 일제 잔재를 진단하고 우리 미래의 바람직한 장례 문화를 모색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
 
주제발표에 앞서 박일도 회장(한국장례협회)을 비롯한 나경원 의원(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김세연 의원(국회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 정용기 의원(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 안상수 의원(자유한국당), 원혜영 의원(더불어민주당) 등은 우리의 장례문화에 대해 국가차원에서 논의가 부족한 상황에서 학계와 업계종사자들이 전통 죽음의례 재정립에 활발한 연구를 앞서서 보여주고 있다며 축사와 격려사를 전했다.
 
아울러 이들은 “고가의 삼베수의, 원형조화와 헌화(국화) 등의 장례물품은 물론 국민들이 전통적 관례로 여겨 따르고 있는 건전가정 의례준칙의 장례절차까지도 그 근거가 불분명하다”고 지적하고, 잘못된 전통과 관행으로 국민들의 불편을 초래하고 장례비 부담까지 가중되는 점은 분명 개선되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첫 번째 주제 발표를 맡은 최연우 교수(단국대 전통의상학과)는 전통장례에서 고인의 옷인 수의(壽衣)와 고인의 가족과 친척들이 착용하는 상복(喪服)에 쓰는 옷감인 ‘삼베 수의(壽衣)’가 ‘왜곡된 전통’임을 지적했다.
 
최연우 교수(단국대)가 발제하고 있다.
 
최 교수는 “삼베수의의 등장과 정착의 배경에는 일제강점기에 강압적으로 시행된 식민정책이 있다”며, 죄인을 형상화하거나 가난한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쓰던 삼베수의를 보편화시킴으로써 식민지 조선 백성들의 정신을 피폐화시키고 잉여의 고급물자를 수탈해가려는 식민정책의 일환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그는 “사회적 공론(公論)을 통해 삼베수의의 지속에 대한 타당성 및 향후 우리 모두가 ‘전통으로 인정’할 수 있으면서도 ‘현대의 시의(時宜)에 적절한 수의(壽衣)를 대안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전통 상장례의 예법은 고인께는 살에 닿았을 때 부드러우면서 색도 고운 수의를 사용하고, 상주는 거친 삼베 상복을 입어 슬픔을 형상화 한 것인데, 오늘날은 이와 정반대로 고인께는 거친 삼베 수의를 입혀드리고, 상주는 일반 옷을 입는데 이는 예법이 전도(轉倒)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수의는 이승에서 일생(一生)을 살다가 떠날 때 마지막으로 입는 옷인 만큼 남에 의해 강제되고 왜곡된 전통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논의를 통해 ‘자의에 의한 선택’을 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선택을 위해서는 우리의 전통방식과 그 안에 담긴 함의(含意), 우리 선조들이 담아내고자 했던 정신 등을 읽어내고 대중에게 소개하는 작업이 수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발제자인 이철영 교수(동국대 불교대학원 생사문화산업학과 겸임)는 전통의례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시대별 의례의 변화과정을 제도의 변화와 연결해 ‘근대 이후 상례변화의 이해와 연구방법’을 주제로 발표했다.
 
발제하는 이철영 겸임교수 (동국대)
 
그는 “논의를 통해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장례의 용어사용에 많은 주의가 필요한 점과, 현재 의례에 대한 이해의 관점에서 전통을 계승했다기보다는 근대의례라는 새로운 개념을 통해 전근대에서 근대, 현대로 이어지는 시대변화와 관련하여 의례의 변화과정을 살펴야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그는 한국인의 죽음인식과 의례의 변화와 지속에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용어정리와 현대상례의 표준화 연구 등이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일본의 근대화 장례풍습에 대한 비교연구를 통해 논의의 기초를 확립하고 이를 토대로 국민과 연구자를 위해 자료로 활용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부연 설명했다.
 
토론에서 순남숙 원장(사단법인 예지원)은 수의의 명칭과 등장, 소재와 품목, 상복(喪服)과 상장(喪章)의 변화 과정 등을 설명했다.
 
이범수 학회장 (한국상장례문화학회)이 좌장을 맡아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박채원 교수(을지대학교 장례지도학과)는 근대 이후 상례변화의 이해와 연구방법에 대해 아직 제대로 된 전공자가 없는 상황을 우려하고, 초고령사회에서 현재 사망자의 지속적인 증가에 따른 장례방법과 장례장소의 변화, 장례일정의 축소 등 의례변화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지 못하는 점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신산철 원장(늘푸른장사문화원)은 우리나라는 2000년 1월 매장 및 묘지 등에 관한 법률을 장사 등에 관한 법률로 전면 개정한 이후 자연장 제도의 도입 등 장사제도의 개정이 최근까지 꾸준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 장례식장의 신고제 · 장사시설에서의 거래명세서의 의무발행 등 장사제도의 시행과, 매장에서 화장 중심으로 한 상장례문화의 변화 역시 꾸준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시대구분을 통해 제도적 차원에서 변화양상을 분석하고 공론화할 수 있는 논의의 토대를 마련한 것은 전통상례의 논의에 있어서 중요한 전환점을 제공하는 계기라고 밝히며 토론을 마무리했다.
 

 

홍영미 전문기자  news1@silver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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