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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염증’을 다스려야 행복한 노년을 산다
▲김기태 전문기자 사회복지학 박사(Ph.D.)
대한생활습관의학 전문가(DipKCLM)
 사람이 오래 살면 행복할까? 사람들은 오래오래 죽지 않고 천수(天壽)를 누리는 것을 5복(五福)의 하나로 여긴다. 요즘 장수하는 어른에게 “오래오래 사세요.”라고 말씀드리면 의외의 답이 돌아온다. “오래 살아봤자 고생만 해, 늙어 병들고 돈 없으면 추해. 그러기 전에 죽어야지.” 100세 장수 시대를 맞이했는데도 사람들은 오래 사는 것을 두려워할까? 골고루 백세를 살아야 하는데 골골거리며 백세를 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병이 있어서 먹고 마시는 재미도 모르고, 대화할 때 사물의 이름, 특히 친한 사람이나 친구들, 친척들의 이름조차 잊어버릴까 두려 한다.
 
전남대 노화과학연구소는 2018년 8월부터 전남 구례, 곡성, 담양, 전북 순창(지리산 장수 벨트) 지역의 95세 이상 노인의 혈액을 채혈해 조사하였다. 16개 검사항목 중에 ‘만성 염증’ 검사(CRP-C-reactive Protein)를 통해 몸속의 ‘만성 염증’ 정도를 알아보았다. CRP(C 반응성 단백(mg/L))의 정상 범위는 5 이하이다. 104세 유삼순 할머니는 0.2, 105세 김복성 할아버지는 0.5였다. 정상 범위보다 매우 낮았다. 장수하는 노인의 ‘만성 염증’ 검사 수치가 정상 수치보다 매우 낮았음을 알 수 있다. 박상철 전남대 석좌교수는 “염증 인자들이 늙어 가면 ‘만성 염증’ 수치도 함께 증가한다”며 연구자들은 “노화의 원인 가운데 ‘만성 염증’을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급성 염증과 만성 염증
 
염증이란 말은 우리에게 아주 익숙하다. 우리 몸의 염증과 관련된 질환이 많기 때문이다. ‘급성 염증(Acute inflammation’은 칼에 손을 베이거나, 세균감염에 의한 편도선의 염증이 발생하거나 기관지염에 걸린 것을 말한다. 증상은 열이 나고 빨갛게 부어올라 통증이 있다. 인체는 자연 방어 체계를 갖추고 있는데 바로 면역체계이다. 면역체계는 상처 난 부위의 세균을 없앨 백혈구를 혈액 속에 증가시켜 스스로 치료되게 하여 염증은 며칠 내로 치료된다. 그런데 천천히 오랫동안 진행하는 ‘만성 염증(Chronic inflammation)’도 있다.
 
‘만성 염증’이란 무엇인가? 상처가 나면 일시적 반응인 ‘급성 염증’과 다르게 ‘만성 염증’은 노화가 시작되면서 나타나는 불필요한 염증으로 당뇨, 고혈압, 동맥경화, 치매 암 등의 원인이다. 그 밖에도 자가 면역질환, 비만, 대사 증후군과 밀접하다. 성인이 되고 노화가 오면서 생길 수 있는 퇴행성 질환이 모두 ‘만성 염증’과 관련되어 있다. ‘만성 염증’은 사람을 빨리 늙게 하고 빨리 죽게 한다.
 
‘급성 염증’은 손상된 세포를 치료하지만 ‘만성 염증’은 지속적으로 유전자를 손상시켜서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킨다.
 
노인의 면역체계와 만성 염증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이덕철 교수는 “노인의 면역체계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세균(항원)이 지속적으로 우리 몸에 침입하면 선천적 면역에 의한 염증 물질은 증가한다. 그러나 과거에 신체에 침입했던 세균이 재침입했을 때 이를 정확히 기억하지만, 선택적으로 면역력을 높여주는 획득면역의 기능은 저하된다는 것이다.
획득 면역력의 저하로 세균이 침입했을 때 효과적으로 반응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선천면역에 의한 염증이 만성적으로 지속되면서 신체에 무리가 오고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이러한 질병들은 암, 심혈관계 질환들, 치매, 파킨슨병, 골다공증을 비롯하여 노인들에게 찾아오는 관절염, 근육 소실, 무기력증, 우울증, 신체기능 장애 등이다.
 
노화는 과도한 염증 반응의 정점이라 할 정도로 노년의 행복한 삶을 방해한다. 대부분의 퇴행성 질환들이 ‘만성 염증’과 관련이 있다. 실제로 노인들은 젊은이들보다 약 2~4배 정도 염증 전달 물질이 증가한다. 염증 물질이 높게 측정되는 노인들은 신체장애나 질병에 걸리는 비율과 사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력한 면역 및 염증 체계는 청장년 시기에는 건강에 이롭지만, 노인의 경우 해로울 수 있다. 성공적인 노화를 위해서는 염증 유발 물질과 염증 억제 물질이 적절히 균형을 이루어 과도한 염증 반응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 유리하다. 실제로 100세 이상의 장수자는 염증 물질이 상대적으로 적고 염증 반응이 적게 일어나는 유전자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일본 게이오대학교 100세 종합연구소의 실험에 의하면 지바현에 거주하는 102세의 장수 노인의 ‘만성 염증’ 수치(CRP)는 0.3 정도로 낮았다. 건강한 노화의 비결은 염증의 균형 잡힌 상태를 유지하는 것으로 면역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성공적 노화는 건강한 생활습관으로부터 온다.
 
생활 속 염증의 원인
 
염증은 우리 몸을 보호하기도 하지만 ‘만성 염증’이 되면 많은 질병을 일으키는 주범이 된다. 노년에 ‘만성 염증’ 유무는 젊은 시절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어떤 생활습관을 형성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생활 속 염증을 일으키는 원인을 알아보자.
 
1) 비만
비만은 고혈압, 당뇨병 등 혈관 관계 질병과 같은 생활습관병의 주범이다. 음식에 있는 과도한 당분은 혈당을 올리고 비만을 일으킨다.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아디포카인은 염증성 물질로 여러 가지 염증 질환과 관련되어 있다. 비만이 있는 사람은 보통 사람들보다 지방 세포들이 더 많아지고 커지기 때문에 비만이 심할수록 몸속에 ‘만성 염증’을 일으키게 된다.
 
2) 인공 식품첨가물
현대인들이 즐겨 먹는 가공식품인 인스턴트식품에는 다양한 인공 식품첨가물이 들어 있다. 이들은 소화와 분해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아서 이물질로 인식하여 염증을 유발하기 쉽다.
 
3) 스트레스
만성적 스트레스는 우리 몸에 염증을 촉진하고 그 염증은 많은 질병을 일으킨다. 일시적인 스트레스는 코르티솔 호르몬을 분비하여 혈중 포도당을 증가시켜 세포가 스트레스 상황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는 우리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스트레스가 해소되면 코르티솔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와야 하는데 만성 스트레스는 코르티솔 수치를 계속 높은 상태로 유지하여 혈액 속 지방과 당 수치를 높이 고혈압, 당뇨, 피로, 우울증이 생기게 한다. 피츠버그 카네기 멜런대학(Carnegie Mellon University)의 심리학과 셀던 코헨(Sheldon Cohen) 교수는 스트레스가 오래 지속되면 염증반응을 조절하는 코르티솔 기능이 손상되어 염증 통제가 어려워진다고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또한, 스트레스 상황을 떠올릴 때 체내 염증 수치가 20% 더 높아진다고 미국 오하이오대학교의 연구 결과 밝혀졌다.
 
4) 흡연과 환경오염
만성 염증의 원인은 흡연과 환경오염이다. 흡연은 수많은 독성물질을 인체에 들어오게 하여 인체 곳곳에서 염증을 일으키게 한다. 황사, 타이어 분진 같은 미세먼지도 폐로 흡수되고 혈관을 거쳐서 온몸으로 흘러 면역반응을 일으킨다. 인체는 미세먼지 같은 유해물질을 없애기 위해 지속적으로 염증을 일으켜서 만성 염증의 원인이 된다.
 
 
  ‘만성 염증’의 신호와 증상들
  여러분 몸이 ‘만성 염증’과 싸우고 있다면 신호를 보낼 것이다. 신체에 염증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일반적인 증상 중 몇 가지를 모았다. 해당하는 것에 체크하여
  자신의 몸 상태를 진단해 보라.
 
  □ 피곤하고 기운이 없다.
  □ 집중과 기억에 어려움이 있다.
  □ 콜레스테롤이 증가했다.
  □ 과체중, 체중 감량이 어려움, 과잉 복부 비만
  □ 등·목의 통증, 두통 또는 전반적인 근육통과 혹은 관절 시림과 같은 만성 통증
  □ 낮은 골밀도, 골연화증, 골다공증이 있다.
  □ 호르몬의 불균형, 갑작스러운 화끈거림, 질 건조, 식은땀 또는 성욕 감퇴
  □ 나이에 비해 노화되었거나 노화되었다는 느낌이 든다.
  □ 피부가 주름지거나 늘어졌다.
  □ 피부에 홍조, 건조, 가려움증 또는 화끈거림이 있다.
  □ 감기, 알레르기, 독감에 잘 걸린다.
  □ 음식에 민감하다.
  □ 변비가 잦다.
  □ 잦은 가스, 복부 팽만 혹은 설사
  □ 잦은 속 쓰림, 소화 불량 또는 배탈
  □ 섬유 근종, 건선, 백선, 하시모토병(만성 림프구성 갑상선염), 류머티즘성 관절염,
      낭창, 다발성 경화증 등과 같은 자가 면역 질환을 앓고 있다
 
  얼마나 많은 증상이 있는가?
  0 – 2 염증 수준이 낮음.
  3 – 4 보통 수준의 염증
  5 또는 그 이상 다수의 증상이 있다는 것은 염증 수준이 높음을 의미함.
 
 
 
염증을 줄이는 방법
성공적으로 노년을 보내려면 먼저 생활 습관 중에 염증을 유발하는 요소를 점검하고 그다음으로 항염증의 생활습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미래의 의사는 약을 주는 것이 아니라 환자 스스로 자신의 체질과 음식, 병의 원인과 예방을 살펴보도록 지도해 줄 것이다.” -토머스 에디슨(1847-1931)
 
1) 한 잔의 레몬수를 마시자
아침에 물 한 컵에 레몬 하나를 통째로 짜 넣어 마신다. 레몬수는 체내에 수분을 공급하고 간을 정화하는 데 훌륭한 방법이다.
 
2)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줄이라
스트레스는 체내 면역 체계와 주변 환경에서 오는 압박에 대응하는 신체 능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몸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하고 염증은 증가한다. 운동은 신체의 균형을 잡고 스트레스 화학물질의 체내 축척을 줄이는 매우 중요한 방법이다.
 
3) 적절한 휴식을 취하라
수면 부족은 만성 염증을 일으키지만, 지나친 수면 또한 인체의 건강에 해롭다. 적절한 휴식을 취하기 위해 7∼8시간의 취침 시간을 지키는 것은 건강에 매우 좋다.
 
4) 염증 유발 식품을 피하라
설탕, 알코올, 버거나 스테이크처럼 피를 빼지 않은 묽은 육류, 핫도그, 소시지 그리고 편육을 포함한 가공 육류, 치즈, 우유와 크림 같은 유제품, 정제된 흰 밀가루, 파스타, 프렌치프라이와 그 외의 다른 튀김 음식, 청량음료와 그 외의 설탕이 든 음료, 마가린, 칩, 크래커 같은 가공 스낵 음식
 
5) 다음과 같은 식품을 먹자
채소류: 시금치, 케일, 브로콜리, 양배추, 콜리플라워, 당근, 비트, 양파, 해조류, 셀러리, 쌈 케일(콜라드), 토마토
 
5-1) 건강한 단백질: 건강한 단백질이란 콩과 같은 식물성 단백질과 생선, 호르몬과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고 자연 방목한 육류, 가금류를 말한다.
콩은 엽산, 마그네슘, 칼륨과 식이 섬유가 풍부하고 혈당을 급격하게 올리지 않아 좋은 단백질이다. 콩류, 콩으로 만든 식품(두부, 두유, 청국장, 낫또), 연어, 청어, 고등어
 
5-2) 통곡류: 현미, 발아 현미, 보리, 잡곡, 퀴노아, 통밀빵, 통밀 파스타
통곡은 당 지수가 낮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복합탄수화물이다. 천천히 흡수되기 때문에 혈당을 급격하게 올리지 않고 염증을 유발하지 않는다.
 
6) 항염 효과가 있는 양념과 천연 조미료로 음식의 맛을 내라
울금(강황), 양파, 생강, 계피, 마늘, 들깨
 
7) 식단에 견과류와 씨앗을 넣자
호두, 아몬드, 잣, 호박씨, 캐슈너트, 브라질너트, 아마씨
 
8) 다음과 같은 과일을 먹자
사과, 배, 라즈베리, 딸기, 블루베리, 체리, 오렌지, 자몽, 포도. 매실
 
오래 살아도 행복한 삶
 
골고루 백세를 사는 사람은 천수(天壽)를 누리며 행복한 삶을 산다. 그들은 먹고 마시는 재미를 안다. 그들은 친한 사람의 이름을 잊을까 두려워하지 않고 삶을 즐긴다. 빨리 늙고 빨리 죽게 하는 ‘만성 염증’이 없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모두 ‘만성 염증’을 만들지 않는 건강한 생활습관을 가지고 있다. 또한, 장수하며 행복한 삶을 누리는 사람들의 특징은 건강한 사회적 유대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좋은 인간관계를 많이 갖는다는 것은 골고루 백세를 살며 행복을 누리는 사람에게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좋은 친구, 친척, 봉사활동, 사회 단체활동, 종교 생활 등의 좋은 유대관계 가운데 만들어진 ‘사회적 연결(Social Connection)’은 그렇지 못한 사람에 비교하여 남성은 2.3배, 여성은 2.8배 사망률의 차이가 난다는 리사 버크만(Lisa Berkma)의 코호트 연구 결과 밝혀졌다. 즉, 사회적 유대관계가 좋아 더 많이 연결되어 있을수록 더 건강하고 오래 산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정신과 의사 이시형 박사는 행복한 삶을 위해 갖추어야 할 세 가지는 ‘살 집’, ‘생활비’, ‘개인의 건강 자산’이라고 한다. 첫째와 둘째는 대체로 잘 준비하지만, 세 번째, ‘개인의 건강 자산’에 대하여는 소홀하다는 것이다. 건강한 몸, 친구 사귐, 봉사활동, 사회단체활동, 정보 얻음 등은 오래 살아도 행복한 삶을 영유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자산을 토대로 평생 현역으로 뛰는 것이다. 현역으로 일하고 있는 것은 사회가 나를 필요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족이, 국가가, 사회가 나를 필요로 하지 않다는 것은 인생의 끝을 의미한다. 나에게 일이란 나의 존재를 필요한 것으로 만드는 즐거움이다. 인생의 즐거움은 애써 찾아야 한다. 이것이 백세를 살아도 천수(天壽)를 누리며 행복한 삶의 비결이다.
 
 

silverinews 김기태  news1@silver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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