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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 속.. 중증 노인환자 · 가족들 지쳐간다- 감염우려로 입원 어렵고, 일반병동 · 완화병동 폐쇄 사례도 -
  • silverinews 홍영미 전문기자
  • 승인 2020.09.05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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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돌봄 가족 몫으로.. 노인들 “죽고 싶어도 죽을 곳 없어” 하소연
- 지역사회 통합돌봄 · 지역중심 공공의료기관의 기능 역할 더욱 부각 -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격하게 불어났다. 수도권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 돌입해 사회는 다시 멈춰 섰고, 최전선인 의료진들의 피땀 노력에도 불가피하게 전공의 파업이 이어지면서 심각한 의료진 부족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 중 위중·중증 환자 추이는 지난 달 27일 58명에서 9월 1일 124명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23개 의료기관에 총 1,054억 원을 지원하고, 이달내로 110병상, 연말까지 103병상을 차례로 추가해 내년 상반기까지 총 496개 병상을 확충하기로 하고 환자를 적기에 적절히 치료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반면 한편으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의사 파업으로 수술이 연기되는 것은 물론,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만성질환, 재활, 치매, 호스피스 완화의료 및 말기환자 등 기존 기저 질환으로 입원을 해야 하는 환자들이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고 있지 못하는 가운데 노인성질환이나 생애말기 환자들을 집에서 돌보는 가족들의 고통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경기도 운정에 거주하는 조 모(91) 어르신은 고령의 대장암 말기환자다. 어르신은 코로나19 위험 속에서 응급실에 갔다가 (입원을 못하고) 결국 집으로 다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전인 작년만 해도 병원 입·퇴원이 가능했는데, 그때보다 환우는 더 깊어가고 있음에도 입원할 병원은 마땅치 않아 곤란한 상황에 처한 것이다. 믿고 있던 지역 의료원이 일반 환자 병동은 물론 완화병동까지 폐쇄돼 갈 곳을 잃게 된 것이다.
 
이에 어르신의 딸인 오모 씨(56)는 “암으로 고생하시는 노모가 코로나19 재확산 사태에서 입원하기도 어려울 뿐더러 의료진 부족으로 응급실 이용도 상황이 여의치 않다”며 “호스피스 완화병동으로 모시려고 여기저기 병원을 알아봐도 코로나19로 폐쇄됐거나 대기자가 밀려있어 노모를 집에서 돌아가시게 할까봐 두렵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남편의 수발이 미안해 낮 동안이라도 동네 노인복지관 시설을 이용하려고 코로나19 검사받으러 선별진료소에 왔어요”
 
지난 1일 서울 서북시립병원 선별진료소 현장에서 만난 부부 단 둘이 사는 K어르신(84)은 “남편의 수발이 미안해 낮 시간동안 만이라도 동네 노인복지관 시설을 이용하려고 코로나19 검사받으러 선별진료소에 왔다”고 했다. 노부부 세대의 곤곤함이 서로에 대한 의지보다는 짐이 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보건복지부는 2단계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강화를 실시하면서 치명률이 높은 고령자를 보호하기 위해 요양병원 · 요양시설 면회를 금지하고 노인복지관의 경우 전면 임시 휴관에 들어간 상태다.
 
또 다른 K씨도 치매를 앓고 있는 86세의 시어머님을 모시고 선별진료소를 찾았다. 그는 “코로나19 사태로 꼼짝없이 집안에서만 모시고 있었으나 치매(인지장애)가 점점 심해져 부득이 외출할 때면 집 밖으로 잠금 설치를 하고 나가야 할 정도”라며 “하는 수 없이 데이케어센터 에라도 보내드리려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러 오게 됐다”고 했다.
 
코로나19 진단검사 결과 음성판정을 받아야 이용 시설 및 입소 시설에 갈 수 있는 상황이다 보니 의외로 선별진료소에는 노인들을 모시고 함께 나온 사람들이 꽤 눈에 띄었다.
 
그나마 갈 곳이라도 찾은 사람의 상황은 나은 편이다. 늙고 병들어 생의 마지막 길에 선 어르신에게 자식이 있어도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생활고에 시달리다 보니 하루가 멀다 하고 벌어지는 가정불화에 아파도 어찌할 수 없어 눈치만 보며 가슴앓이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리는 경우도 있다.
 
서울 서북시립병원 선별진료소
 
서울 은평에 사는 이 모(88)씨는 “역병으로 꼼짝도 못하고 가족 돌봄으로 버티고 있는데, 생활하기도 힘든 자식들을 보느니 차라리 요양원으로라도 갔으면 좋겠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죽고 싶어도 죽지도 못하는 형편이니 차라리 코로나19에 걸려 죽는 게 낫겠다”라고 한탄했다.
 
한편 이날 1일은 서정협 서울시장 대행이 서북병원 선별진료소와 치료병동 간호사실을 방문해 코로나19 확진자 진료현황을 점검하고, 코로나19 장기화로 의료현장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일선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의료진과 근무자들을 격려했다.
 
그동안 서울서북시립병원(박찬병 원장)은 이 지역 대표적인 노인전문병원으로 노인성 질환 환자들을 비롯해 생활이 어려운 서민들에게 의지가 되어준 병원으로 인정받아 왔다. 현재는 서울시 감염병관리기관으로 지정받아 113개의 코로나19 전용 입원실을 운영하며 서울시 코로나19 대응 전문병원으로서 구심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취재 중에 만난 이용자들은 “시립병원이라 평소 저렴한 병원비로 자주 다녔는데 코로나 환자를 받으면서 입원을 요하는 일반 환자는 갈 곳이 없어지고 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선별진료소에 노모를 모시고 들어가는 시민
 
커뮤니티케어 의료전문가인 이건세 교수(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는 “초고령사회에서 암, 치매, 골다공증, 배뇨장애 등 고령자 특유의 질환이나 장애가 증가함에 따라 평소 생활공간인 지역사회 내에서 본인의 욕구에 맞는 다양한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누릴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커뮤니티케어에서 요구되는 의료상”이라며, 지역사회 통합돌봄 · 지역의료의 역할에 대해 말했다.
 
우리나라의 국공립의료원은 국립13개 공립 14개를 포함해 각 시립·군립·도립·지방의료원·국립대학병원 등이 있다. 공공의료기관은 비교적 문턱이 낮아 지역주민들이 가깝게 이용할 수 있어 사실상 커뮤니티케어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환자에 대한 최선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해 급·만성기 환자의 입원 및 호스피스 이용의 기반 조성에 필요한 시책을 우선적으로 마련해야 하는 것이 책무이고 공공보건의료기관의 역할이라 할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부족한 재가서비스에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정작 돌봄을 필요로 하는 어르신들이 방치되거나 가족 돌봄에만 맡겨지고, 지친 이용자들이 요양시설로 내몰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하루 한시가 시급한 생애말기환자를 위해 호스피스 완화병동의 정상 가동과 오갈 데 없는 노인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의료체계의 정상화가 하루 빨리 이루어질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한 때이다.
 
 

silverinews 홍영미 전문기자  news1@silver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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