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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칼럼] 명곡 순례 (24) 번지없는 주막(1940년 作)- 처녀림 작사 / 이재호 작곡 / 백년설 노래
▶▶ 트로트의 열풍이 계속되는 2021년, 우리 전통 가요 및 옛 가요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일제 강점기, 광복, 한국전쟁, 보릿 고개 등 고난의 시대를 거치며 국민의 위로가 되어준 가요를 추억하며 1980년대 이전의 가요명곡을 돌아보기로 한다
 
 
- 작사가 반야월이 또 다른 예명인 처녀림으로 노랫말을 지었고, 1940년대 최고의 작곡가라고 꼽히는 이재호가 곡을 붙였다. 백년설이 태평레코드 소속가수로 활동할 당시 발표한 곡으로 ‘대지의 항구’, ‘나그네 설움’과 함께 백년설 3대 히트곡 중 하나다.
 
도대체 문패도 번지수도 없는 주막이 있을 수 있을까? 문패는 그렇다 쳐도 번지수가 없는 곳이 존재하기나 할까? 백년설의 '번지 없는 주막’의 첫 소절인 "문패도 번지수도 없는 주막에~"를 들을 때마다 한 번쯤 생각해볼 여지가 있겠으나 노래는 그렇게 이성적이고, 현실적인 질문조차 무색할 만큼 그저 우리 마음속에 새겨져 있다. 번지 없는 주막이 상징하는 바를 우리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문패 없는 주막, 번지 없는 주막은 당시 누가 뭐래도 조국이었고, 그 조국의 이미지를 번지 없는 주막에 비유했다는 천재성이 놀라울 바다.
 
역시 대한민국 가요사의 거목이라고 할 수 있는 반야월의 작품답지 않은가. 갈 곳이 없고, 갈 수도 없는 주소 없는 그 곳. 그러나 그 곳은 항시 그립고 가고 싶은 곳이다. 우리에게도 그런 곳이 있을지도 모르고, 그런 사람이 있을 수도 있고, 그런 시간이 있을 수도 있다. 어느 날에 오시겠느냐 울던 사람이 있던 곳, 기약없는 이별을 앞에 두고 아주까리 등불 아래서 울던 사람이 있던 곳이 당시 조국만은 아닐 수도 있다.
 
상실은 언제나 그리움을 남긴다. 잃어버린다는 것은 일부러, 자의적인 의미가 아니다. 원하지 않은 상태에서 상실을 경험한 이들이 그리워하는 번지 없는 주막같은 곳, 사람, 시간이 존재하는 한 우리의 인생은 오롯 기쁨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마음에 조금은 쓸쓸해진다.
 
 

silverinews 허길우  news1@silver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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