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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구도 환자를 구속할 권리는 없다”- ‘4무(無) 2탈(脫)’- 환자 중심 ‘존엄 케어’
  • silverinews 홍영미 전문기자
  • 승인 2021.07.13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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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병원·시설 입소자 면회가 국내·외 코로나19 발생 현황 및 사회적 거리 두기 정책 환경 변화에 따라 고강도 대책이 지속돼 왔다. 이에 장기적인 면회 금지에 따른 가족들의 염려와 어르신의 정서적 안정을 위한 면회 허용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지난달 26일 중앙재난안전 대책본부(윤태호 방역총괄반장)는 정례브리핑을 통해 “고강도 감염 예방 대책을 지속하되, 7월 1일부터 ‘비접촉 면회’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혀, 향후 상황 변화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변화에 따라 면회 수준이 조정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와 같은 환경에서 면회금지, 동일집단 격리 등으로 시설 내(內) 노인요양 환자의 존엄케어에 대한 이목이 집중되는 가운데, 비영리단체 ‘치매이야기’와 ‘대한치매협회(회장 조범훈)’가 ‘치매와 존엄 케어’를 주제로 한 ‘제5회 치매아카데미’를 지난 8일 화상온라인 방식으로 진행했다.
 
[▲치매이야기와 함께 하는 제5회 치매아카데미 ]

이날 치매아카데미에서 강의를 맡은 손덕현 원장(의학박사, 이손요양병원 이사장, 대한요양병원협회 명예회장)은 존엄케어를 위한 ‘4무(無) 2탈(脫)’을 바탕으로, 온라인으로 참여한 많은 현장 관계자들과 존엄한 돌봄 철학에 대한 공감을 함께 했다. 특히 그는 “그 누구도 환자를 구속할 권리는 없다”라며, 존엄 케어의 중요성과 요양병원의 질적 성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손덕현 원장(의학박사, 이손요양병원 이사장, 대한요양병원협회 명예회장)]
손 원장은 강의를 시작하며 “병원 회진 때 침대에 앉으라고 자신의 소중한 집과 같은 공간을 내어주신 어르신의 따뜻한 마음, 그리고 어르신과 같이 앉아보니 서서볼 때와 다른 면들이 눈에 들어왔다”라고 소외했다. 그러면서 그는 “존엄케어가 어려운 환경에서 수가적인 보장이 필요하지만, 초고령사회의 요양병원이 질적 성장을 위한 경영자의 철학도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노인인구 추이와 노인의 특성
 
우리나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고령자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812만5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15.7%에 달하고, 오는 2025년에는 1051만1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20.3%에 이르러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대로라면 한국의 고령화 속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진행되어 2060년에는 고령인구가 인구 절반에 가까운 43.9%(1881만5000명)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 이미 현재 노인의 87%가 치매, 중풍 등 각종 만성질환으로 인해 사회나 가정으로 부터의 역할 상실로 인한 소외와 고독한 삶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노인들은 시대적으로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해방과 한국전쟁을 겪었으며, 국가경제개발계획의 선봉에서 국가의 절대적인 빈곤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OECD 기준 노인 빈곤률 1위의 불명예와, 정년퇴직 후에도 가장 오래 일하고 있는 나라로 실질적 은퇴연령인 71.1세까지 노후를 위해 노동을 해야 하는 현실에 놓여 있다.
 
손 원장은 우리나라 노인들이 “빈약한 사회·경제구조 속에서 국가경제발전과 자녀교육 등에 그들의 경제력을 집중 투자함으로써 국가경제발전과 교육수준의 향상은 이루었지만, 스스로 노후보장은 마련하지 못했다”라며 “전통과 도덕적 붕괴, 가족제도의 변화 등 우리나라의 어느 계층보다 많은 변화를 겪으면서 가족과 국가발전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희생된 계층이다”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이런 노인들이 뇌졸중, 치매와 같은 질병으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처했을 때 대부분 “혼자 화장실에 가지 못하게 된다면 차라리 죽는 편이 났다”, “기억장애로 인한 불편함보다는 다른 사람 앞에서 모욕당하는 것이 죽기보다 싫다”라고 하고 있다면서, “그들의 가치를 떨어뜨리지 않고, 개인의 자존감과 존엄을 존중하며, 치매 어르신을 장애나 질병만으로 보지 말고 사람을 보자”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존엄 케어’는 환자 중심의 케어(Person-centered care)
 
존엄이란 무엇인가? ‘상대방을 자신과 같이 생각하는 마음’ 또는 ‘자신의 일처럼 생각하는 것’ 즉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일 것이다. 그는 “내가 만약 와상환자가 되거나 치매에 걸렸을 경우, 어떤 대우를 받으면 좋을까를 생각하면 그것이 바로 존엄케어라고 생각 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환자 중심인가? ‘동일한 환자복을 입히는 것’, ‘동일한 시간에 똑같이 식사를 하게하는 것’ 등,  제공자 편의를 위해 환자와 일반인을 구분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 고민한다는 그는 “어르신을 어떻게 인식할 것인가에 대한 철학이 케어의 원점”이라고 설명했다.
 
존엄성케어의 요건에 대한 설명에서는 △전문성과 자질이 수반되지 않으면 ‘존엄을 생각하는 케어’를 실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목욕, 체위변경, 경관급식(책임) △존엄을 지키기 위해서는 도움을 주는 사람의 존엄도 존중되어야 한다(재원).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자립지원). △이러한 일련의 활동에 팀플레이(assesment team)가 되지 않으면 그 자체가 모순이라는 점을 제시했다.
 
 
4무(無)- 냄새, 욕창, 낙상, 신체억제 없어야
 
요양병원 이라 하면 칙칙하고 대소변 냄새 나며 불쾌한 느낌을 떠올린다. 그는 “냄새를 완전히 없앨 수는 없으나 침구관리, 구강관리, 기저귀 처리, 쓰레기, 병실 화장실, 냉장고 음식물 냄새 등 어르신 문제와 시설의 문제를 지속적으로 관리하면 쾌적한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손원장은  “욕창의 발생은 어떤 이유이든 의료사고다”라고 표현했다. 욕창의 발생 원인을 보면 대개가 치료나 케어의 문제로 인해 발생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그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있을 수 있지만, 욕창 사정을 통해 욕창 위험군에 대한 집중적 관리로 최선을 다하고 그 상황을 최소로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낙상발생의 원인은 시각장애, 자세불안, 기립성 저혈압, 하지 약화, 전정기관의 퇴화, 혈관 변화에 의한 현기증 등 노화로 인한 ‘다(多)장기 기능장애’와, 욕실 바닥의 물이나 경사, 턱 등 ‘환경장애물’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외에도 약물의 부작용, 급만성 질병, 우울증, 무감정 또는 의식장애, 배뇨장애의 질환 등이 낙상발생의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손원장은 “낙상은 아직까지 우리의 부주의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라며, “한 번 낙상을 하면 재 낙상의 확률이 높아지고, 낙상으로 거동을 못하게 되면서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되기도 한다”라는 안타까운 경우를 지적하고 심각성을 각인 시켰다.
 
“신체억제는 노인의 학대이며 인권유린이다” 손 원장은 “생명을 위협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가능한 신체억제는 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억제대를 경험한 어르신의 인터뷰에서 ‘감옥에 있는 기분 이었다’, ‘새장에 갇힌 새 같고 짐 끄는 노새와 같았다’, ‘내손을 내 마음대로 움직일 수도 없었고 마치 미친 사람 같았다’, ‘불이 났을 때를 생각했다. 언제 어떤 사람이 나를 구해줄 것인가? 어떻게 나갈까? 너무 두려웠다’, ‘나는 밤새 울었고 개와 같은 느낌이 들었다’, ‘억제대는 나를 조여 왔고 내 몸뚱이는 쓰레기처럼 느껴졌다’ 등의 내용들을 전달했다. 
 
이에 그는 “치매 병동에서 휠체어나 침대에 묶어 두는 일이 흔한데, 이를 억제가 아닌 고정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문제다” 또한 “어르신에게 자유로운 상태로 휴식을 취할 수 없게 한다면 이것이 신체억제다”라고 덧붙였다.
 
 
2탈(脫)-탈 침대, 탈 기저귀는 삶의 희망
 
‘3대 케어’인 식사, 배설, 목욕에 대해 그는 “나 라면 어떻게 도움 받고 싶은가?” 라고 물었다. 단시간에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최선이라는 착각에서 벗어나 배설, 청결유지, 수면, 침대에서 벗어나기, 옷 갈아입기, 이동 등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지켜보고 돕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출처, 손덕현원장 발표자료]
 
그는 “보호사나 간호사의 도움을 받지 못해 와상상태로 방치된 노인의 경우를 예방하기 위해, 와상 환자 20%를 제외하고는 탈 침대, 탈 기저귀 권리를 찾아 주어야 한다”라는 주장을 펼쳤다. 
 
끝으로 그는  “병든 노인에게 품위 있는 삶을 돌려드리고자 하는 소망으로 재활치료를 통해 둔해지거나 잃어버린 운동능력을 가능한 최대치로 끌어올려 요양시설이 마지막 정거장이 아니라 다시 집과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준비하는 곳이라는 믿음을 심어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람은 태어나 누구나 돌봄을 필요로 하고 언젠가는 돌봄을 받으며 생을 마감하게 된다. 존엄 케어의 목표가 ‘마지막까지 인간으로서 존엄과 존중받는 생활을 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한 인간을 향한 존중과 배려의 첫걸음인 존엄케어와, 자립의 실천 운동으로 남아있는 잔존능력을 유지하고 향상시키기 위한 ‘4무 2탈’ 정신은 앞으로 요양병원·시설 그리고 노인복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silverinews 홍영미 전문기자  news1@silver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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