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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세대, 우리는 왜 책을 읽어야 하는가?- “자기와 다른 관점을 지닌 책 읽기 중요”
  • silverinews 조운현 객원기자
  • 승인 2021.09.23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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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입장 강화를 위한 독서는 경계해야
- 온전한 ‘독서 계획’은 자기 내면의 질문에 바탕해야 가능
 
치열한 인생 역정을 거치며 삶의 전반전을 마친 50+세대는, 그간 어쩌면 소홀했던 책 읽기, 인생을 풍요롭게 할 독서의 가치를 돌아봐야 할 적절한 시기로 볼 수 있다. 우리는 점점 손에서 책을 놓고 있지만, 독서를 통한 타인과 세상에 대한 이해, 치유와 성찰, 자아실현은 더 절실해지는 시대이기도 한 것이다.
 
중장년의 인생 2막 준비를 다각도로 돕고 있는 서울시50+재단은, 최근 개관한 50+북부캠퍼스에서 9월 2학기 개강을 맞아 “우리는 왜 책을 읽어야 하는가” 주제의 특강을 지난 13일 온라인으로 준비했다.
 
이날 ‘책 읽는 사회문화 재단’의 안찬수 상임이사(문체부 ‘2021 60+책의 해’ 추진단장)는 특강을 통해 50대 이후의 신중년에게 책 읽기가 어떤 의미와 가치를 지니는지에 대한 생각을 나누었다.
 
 
“조사 결과 우리나라 60세 이상 고령자들 중 작년 한 해 동안 책 1권이라도 읽은 분은 3명 중 1명입니다. 좀 더 들어가 보면 실제로는 20~30명 중 1명 수준이라고 봐도 되지요.”
 
안 상임이사는 “‘단적으로 나이 들면 들수록 책을 안 본다’라고 한 문장으로 요약해 말할 수 있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우리나라의 생애주기별 독서 그래프를 보면 초등학교 3학년 때까지는 어떻게든 책을 읽지만, 초등 고학년 때부터 입시의 회오리에 빨려 들어가고 대학 과정에서 조금 읽고, 취업 준비에서 약간 접하는 정도였다가 계속 하락해 50+세대쯤 되면 거의 책과는 멀어진 상태가 되고 만다고 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경제 규모에 걸맞게 책 발간 종수로도 연간 8만 권으로 세계 10위 내의 출판 강국이지만 50+세대의 독서율과 10대~20대 초반의 독서율 격차를 조사하면 OECD 국가 중 한국이 가장 열악한 상황임을 지적했다. 10~20대와 55~65세 간의 독서율 차이가 무척 커서 OECD국가의 격차 평균이 마이너스 4점인데 우리나라는 무려 36.4점에 이른다는 것이다.
 
[▲ 50+세대와 10대~20대 초반의 독서율 격차는 한국이 OECD 국가 중 단연 높음을 지적하는 안찬수 ‘책 읽는 사회문화 재단’ 상임이사] (출처: 강연화면 유튜브 캡처)
 
이러한 원인으로는 과거 독서문화 확산을 위해 아이들, 학생들, 국민들에게 책을 읽으라는 독서 운동 압박으로 아이들에게 책 읽기가 고통스러운 경험이 됐고, 마찬가지로 우리나라가 압축 성장하면서 빨리 지식을 전하고 그를 바탕으로 산업을 발전시켜가는 상황에서 책 읽기의 경험이 괴로운 것이 됐다고 진단했다.
 
안 이사는 영국, 노르웨이, 호주 등 선진국이면서 행복한 나라들은 이러한 독서율의 격차가 없는 경우라고 했다. 조사 결과 오히려 나이가 들면 들수록 생활상의 여유, 마음의 여유가 있어서 독서율이 오히려 올라가는 나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그는 우리가 책을 왜 읽어야 하는가, 또 어떻게 읽어야 되는가를 강조하는 이유와 배경을 제시했다.
 
안 이사는 먼저 학교에서의 ‘교육과정’을 논했다. 우리나라에서 1945년 해방 이후 현재까지 1~7차에 걸쳐 교육과정의 전면적인 개정, 또한 수시개정이 이뤄져 왔음을 설명하면서 “1~6차 교육과정의 방향은 발전·성장하는 산업사회에 필요한 조직과 인재 육성이었던 만큼, ‘책 읽기’의 역할 역시 질문을 던지고 해답을 찾는 식의 단순한 취지 아래 있었다”고 말했다.
 
[▲ 다음 세대 교육을 위한 ‘교육과정’에서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이유’와 ‘증거’를 대는 틀(프레임)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출처: 강연 화면 유튜브 캡처)
 
그런데 1997년 이후의 제7차 교육과정에서 기존의 틀에서 크게 전환해 단순한 사고를 넘어 21세기에 대비한 복합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창의적 인간을 육성해야 한다는 것이고, 질문에 단순히 해답만 찾는 게 아니라 왜 그런가의 ‘이유’와 ‘증거’를 대는 틀로 방향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현재도 질문에 답을 찾고 이유와 증거를 대는 이러한 틀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안 이사는 우리 사회의 많은 의제를 둘러싼 대립적 갈등들을 풀기 위해서는 이렇듯 질문에 대해 답 찾고, ‘증거’나 ‘이유’를 대는 틀(프레임)을 넘어서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 다른 관점의 책 접하며 공감·경청의 책 읽기로 전환해야 ‘갈등 해소’ 가능
▶ “자기 주장 강화 위해 책 읽을수록 ‘꼰대’가 될 우려”
 
 
예를 들면 어떤 주제에 대한 토론 프로그램의 경우, 찬성 측 2명과 반대 측 2명이 참석해 토론해도 논제가 어렵거나 이슈가 심화되면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토론자들이 다음 번 토론에 나올 때까지 그 사이에 자기 관점을 강화하기 위한 이유와 증거를 계속 찾는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런 경우 ‘토론자의 책 읽기’는 자신이 이미 갖고 있는 입장과 맞는 부분에 줄 쳐가며 그런 자료들을 자꾸 모은다는 것이다. 따라서 논의, 토론할수록 자신의 가치관, 인생관 등의 관점이 점점 강화되는 쪽으로 굳어진다는 점을 지적했다. 즉 요즘 표현으로 꼰대가 된다고 했다.
 
따라서 이런 상황의 탈피를 위해서는 인생 후반전을 준비할 나이라도 연륜, 경험 따지지 말고 책을 읽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래야 자신이 이미 갖고 있는 것과 다른 관점과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 의식, 인생관, 정치적 입장이 다른 관점의 책 내용을 접하게 되면, 보다 유연하게 “저자가 나와는 다르게 보고 있구나”라며 관심을 갖고 그 부분에 밑줄을 쳐야 하는 것이라 했다.
 
안 이사는 “이것은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책 읽기”라며 “그것을 ‘공감의 책 읽기’, ‘경청의 책 읽기’라고 합니다. 곧 역지사지해본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자신과 다른 관점의 책을 읽으면서 관심 갖는 ‘공감의 책 읽기’를 강조하는 안찬수 ‘책 읽는 사회문화 재단’ 상임이사]  (출처: 강연 화면 유튜브 캡처)
그는 이와 관련한 사례로 이명박 정부 시절 큰 논란거리였던 4대강 사업을 들었다. “환경운동가들 주장은 물길을 막으면 안되고 국토를 잘 보존해 다음 세대에 물려주어야 한다는 것이었죠. 찬성 측은 장마철 집중호우로 홍수방지 등을 위해 물을 관리해야 된다는 거예요. 사실 들어보면 양쪽 얘기가 다 맞아요.”
 
안 이사는 서로 이야기를 들어줄 때 해결 방법이 뭔지에 대해 새롭게 질문을 던지고, 그럴 때 무엇인가 대안이 나올 수 있다고 했다.
 
 
과거처럼 혼자 읽고 난 후 독후감 제출이 중요한 게 아니라, (연령대가) 비슷하더라도 가능하면 다양한 영역의 분들, 여러 가지 경험과 교육을 받은 분들이 함께 만나 궁금한 의제를 표현하고, 그에 대해 묻고, 문제를 내놓고, 그에 맞는 책을 정해서 여러 사람이 같이 보는 게 중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럴 경우 문학이든 사회 개론서든 상관없이 자신이 혼자 읽는 것보다 훨씬 풍부하게 문제를 들여다보고 관점을 새롭게 할 수 있다는 것이며, 이것이 ‘합리’이자 ‘객관’이라 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까지 나만 옳다거나 주관이 강했다면 그 부분을 극복해보자는 것이 ‘왜 책을 읽는가’로 제안하는 이유”라면서 내 의견과 다른 책 읽기, 50+세대에 맞는 책 읽기, 다른 사람이 읽은 책 읽기에 눈길 주고 귀 기울여보자는 것이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책 읽기’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안 이사는 이러한 책 읽기를 지원하기 위해 50+, 60+세대를 돕는 정부 · 민간의 협력사업을 소개했다. 문체부가 고령자의 독서 접근성 제고와 독서복지 강화, 그리고 세대 간 소통 확대를 위해 민간단체와 협력한 '2021 60+ 책의 해’ 사업이 지난 4월 본격화되었는데 이 사업추진단 단장으로서 주요 활동 내용들을 설명했다.
 
[▲ 문체부와 민간단체가 협력해 전개 중인 '2021 60+ 책의 해’ 사업.] (출처: 강연 화면 유튜브 캡처)
 
먼저 ‘60+책의 해’ 캠페인으로 라디오, 유튜브, SNS 등 매체를 통해 책읽기의 즐거움을 전파하고 있고, 국내외 60+세대의 독서에 대해 제작 중인 다큐멘터리가 지상파에서 올해 11월경 방송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독거노인 등 노인복지 서비스를 받는 대상자들에게 식사, 의료 이외에 재미있는 책도 서비스해보자는 취지로 ‘전화로 책을 읽어드리는 사업’을 3개 지자체에서 60+ 고령자에게 펼치고 있다고 했다.
 
60글자 이상의 독후감을 공모하고 콘텐츠로 제작해 옥외 전시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며, 아울러 60+세대가 자신의 인생에서 의미 깊었던 책을 소개하고 권하는 온/오프라인 공개 행사와, 책으로 다른 세대와 소통하는 사진 공모전도 예정하고 있음을 전했다.
 
‘책 마실 가세’는 도서관에서 어르신 독서, 인문, 문화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하는 것으로, 어르신 독서 공간이 별도로 있으나 많이 활성화되진 않은 상황에서 전국 10개 도서관에 모범적 사례를 만들고 이를 확산시키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안 이사는 읽기도 중요하나 읽기에 가장 자극을 주는 것은 쓰기라고 밝혔다. 60+의 살아온 내역, 경험 등 그 역사가 아주 깊은 만큼 마을 어르신들의 얘기를 젊은 작가와 함께 서점 등 문화공간에서 글쓰기를 하고 이후 책자로 발간하는 ‘작가와 함께하는 행BOOK학교’ 운영도 소개했다.
 
책을 읽으면 치매 예방 및 진행 지연에 효과가 있다는 외국의 연구 결과가 있듯, 치매 환자를 위한 그림책, 전래동화, 큰글자책 등을 선물하는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음을 알렸다.
 
또한 함께 읽기를 통한 사회적 독서를 실현하는 60+독서동아리에 도서대 및 체험활동비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전개하고 있으며, 이러한 전반적 활동들을 한 곳에 모아 독서 정보의 허브 기능을 하는 60+ 책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 운영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안 이사는 책의 현재와 미래, 가치와 관련해, 미국 하버드대학의 도서관 관장이자 역사학자 로버트 단턴이 2011년 ‘고등교육 연감’에 게재한 「‘정보시대’의 5가지 신화(미신)」를 인용했다. 아래의 5가지는 신화일 뿐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 책은 끝났다(죽었다)
구글에서 전 세계의 책을 디지털화하려고 하나 실제로는 매년 종이책 신간이 더욱 늘어나고 있으며, 책은 안 죽었고, 앞으로도 죽지 않는다는 것.
 
▶ 우리야말로 정보시대에 살고 있다
모든 시대는 각각 그 나름의 정보 시대이며, 단지 미디어만 바뀌는 것으로 우리만 정보 시대에 살고 있다는 생각은 착각이라는 것.
 
[▲ 종이책이나 도서관은 건재할 것이라는 「‘정보시대’의 5가지 신화(미신)」을 소개하는 안찬수 상임이사] (출처: 강연 화면 유튜브 캡처)
▶ 모든 정보는 온라인에 다 있다
사람들은 아주 작은 분량의 기록물만을 읽었을 뿐이며, 구글이 종이책 중 디지털화한 것이 인류 전체 책의 1/11(9~10%)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오프라인에 있다는 사실.
특히 안 상임이사는 개인 경험상 가장 중요한 정보는 사람에게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 도서관은 쓸모 없는 것이다
유럽 선진국들은 도서관을 더 짓고 있고, 도서관은 다양한 자료를 지속 제공하면서 정보·지식·문화·교육·시민사회 활동 등에서 거의 중추적 역할을 더 하게 된다는 것.
 
▶ 미래는 디지털이다
향후 디지털이 지배는 하겠지만 새로운 미디어가 올드 미디어를 완전히 대체한 역사는 없다는 것이다. 라디오가 신문을 없애지 못했고, TV가 라디오를 사라지게 못 했으며, 인터넷이 TV를 없애지 못했다는 것으로 미디어는 공존한다는 것.
 
 
▶ “왜 사는가?” 같은 진실한 질문에 따른 독서 계획일 때 ‘제대로 읽기’ 가능
▶ 지금이 가장 젊을 때.. 새롭게 책 만나고, 새롭게 사람과 만나는 것 중요
 
 
아울러, 안 이사는 특강에 이은 질의응답 시간에, 필독 도서의 기준을 묻는 질문에 대해 “모든 세상에 나온 책이 다 필독 도서라고 할 수 있으며, 꼭 읽지 않으면 안 되는 책은 없으나 꼭 읽었으면 하는 책들은 꽤 많다”고 답했다.
 
인생의 연륜에 따른 ‘독서 계획(플랜)’에 대한 조언 요청과 관련, 밖에서 던져진 질문이 아니라 자신의 속에 있는 질문, 자신이 진실로 탐구하고자 하는 질문에 바탕할 때 이른바 ‘독서 계획’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한 질문이 없다면 제대로 읽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왜 사는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와 같은 근원적인 질문의 경우 인류 역사 이래 답을 얻고자 했으나 아직도 답은 없는 것으로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안 이사는 “우리는 책 읽기와 관련해서 질문에 대한 해답 찾기, 이유 · 증거 대기 등의 훈련을 받았던 셈인데 우리 사회가 앞으로 해 나가야 될 책 읽기는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듣는, 공감하고 경청하는 독서이며, 그것이 새로운 문화, 새로운 문명을 찾아가는 도전이 될 것”이라고 했다.
 
따라서 “지금까지 서양의, 외국의 질문들에 헉헉 대면서 쫓아갔던 시절을 넘어서서 우리가 인류사회에 어떤 질문을 던지고 새로운 문화와 문명을 만들어가는 그런 첫 출발점으로서 우리들이 자신의 질문을 정직하게 꺼내놓고 함께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개인, 가족, 마을, 사회, 국가, 지구가 맞닥뜨린 문제들을 끄집어 내놓고, 혼자 고민할 것이 아니라 옆의 사람들과 함께 책을 읽으며 나누기 시작하면 갈등도 줄어들고 우리 사회가 따뜻하고 행복하게 달라질 것”이라며 새로운 책 읽기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지금이 가장 젊은 때다. 새롭게 책과 만나자. 새롭게 사람과 만나자”라는 메시지로 특강을 마무리했다.
 
 

silverinews 조운현 객원기자  news1@silver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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