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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100년, 인생100년 ㉗ - 졸업
  • silverinews 진고개 신사
  • 승인 2019.05.11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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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100년, 인생100년 ㉗ - 졸업
 
 
  - 제작 : 1967년, 미국
  - 감독 : 마이크 니콜스
  - 배우 : 더스틴 호프만, 앤 벤크로프트 외
  - 필름 : 컬러
  - 상영시간 : 105분
  - 수상 : 아카데미 영화제 감독상
 

 

 1960년대 말에 접어들면서 할리우드에는 새로운 바람이 불어 닥친다. 이른바 ‘뉴 아메리칸 시네마’라는 이름으로 전개된 영화운동이 그것이다.
 
이는 기존 할리우드 영화의 관습적 행태에 대한 도발이었다. 할리우드가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을 지향하고, 전통적 내러티브와 재현방식을 거부하는 한편 염세적 세계관이 투영된 비극적 결말, 미국사회의 치부를 작품에 담아내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부터다.
 
아서 펜 감독의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가 ‘뉴 아메리칸 시네마’의 출발을 알린 작품이었다면 이보다 4개월 늦게 개봉한 마이크 니콜스 감독의 ‘졸업(원제:The Graduate)'은 뉴 아메리칸 시네마의 상징과도 같은 영화다.
 
‘졸업’은 유부녀와의 불륜이라는 파격적인 설정 때문에 논란이 됐던 영화다. 그러나 이 영화는 ‘불륜’이 온전한 주제가 아닐뿐더러 단순한 로맨틱 코미디도 아니다. ‘졸업’은 출구를 찾지 못해 방황하는 한 청춘과 육체적 욕망, 물질만능의 가치관에 경도돼 순수성을 잃은 기성세대의 비뚤어진 모습을 대비시켜 당시 미국사회의 부조리한 단면을 들여다본 사회성 짙은 드라마다.
 
‘졸업’의 작품성에 대한 의견은 다양하다. 이 영화에 대해 ‘최고의 막장드라마’가 따로 없다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많다. 유부녀와의 탈선, 장모가 될 수도 있는 그 유부녀의 딸과 결혼하려는 불륜남이 주는 거부감 때문이다. ‘달을 보지 않고 가리키는 손가락만’ 보았다면 ‘졸업’은 그렇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작품이다. 공감한다.
 
반면 전통적 영화제작 방식에서 선회한 참신한 연출과 편집, 명확한 주제, 예리하고 재치 있는 대사, 캐릭터를 살리는 완벽한 연기, 상징성, 그리고 청년문화의 감수성을 동조적으로 반영한 포크 듀오 사이먼 앤 가펑클의 주옥같은 명곡에 이르기까지, 이 영화가 지닌 장점들을 확인할 수 있다면 ‘졸업’이 왜 고전의 반열에 오를 만큼 수준 높은 작품인지 공감하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불확실한 미래, 방황하는 청춘
 
 갓 스물이 넘은 캘리포니아의 중산층 출신 벤저민(더스틴 호프만)은 법대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귀향한다. 대학신문 편집장과 토론서클 회장을 맡았던 모범생 벤저민. 그러나 집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의 그의 표정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그 역시 졸업 후 미래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아 방황하는 많은 젊은이 중의 한 명이기 때문이다.
 
LA의 집에서는 가족과 이웃이 모여 파티를 열어 벤저민을 축하한다. 같은 마을에 사는 로빈슨 부인(앤 밴크로프트)도 파티에 초대받아 자리를 함께 한다. 그녀의 남편 로빈슨 씨는 벤저민의 아버지와 사업파트너를 맺고 있는 인물로서 두 집안은 오랜 지인 관계다.
 
벤저민은 사람들의 지나친 관심과 환영이 부담스러워 자신의 방으로 올라와 버린다. 그때, 로빈슨 부인이 벤저민의 방으로 불쑥 들어온다. 그녀는 욕실인 줄 잘못 알고 들어왔다며 대수로운 일 아니라는 듯, 벤저민의 방에서 도도한 표정으로 담배를 피우고 나간다. 그런데 다시 방으로 들어온 로빈슨 부인은 벤저민에게 자신의 집까지 차를 태워달라는 부탁을 한다.
 
망설임 끝에 벤저민은 그녀의 집까지 오게 된다. 로빈슨 부인은 혼자여서 무서우니 집 안까지 같이 들어가 달라고 요구한다. 뭔가 어색하지만 벤저민은 어머니뻘인 로빈슨 부인의 청을 거절하지 못한다. 벤저민의 의사 따위는 중요치 않다는 듯 일방적으로 행동하는 로빈슨 부인. 그녀는 남편이 귀가할 때까지 함께 있어달라며 벤저민에게 술까지 권한다.
 
로빈슨 부인은 묻지도 않은 사생활을 털어놓으며 은근히 유혹적인 자세를 보인다. 상황이 부담스러운 벤저민은 자리를 뜨려고 하지만 유약한 그는 곧 주저앉고 만다. 로빈슨 부인은 자신의 딸 일레인(캐서린 로스)의 초상화를 보여주겠다며 벤저민을 2층으로 데려간다. 벤저민과 일레인은 고교시절까지 알고 지낸 사이. 지금 그녀는 버클리 대학에 재학 중이다.
 
2층 일레인의 침실. 벤저민은 침대가 놓인 일레인의 방에 로빈슨 부인과 단둘이 있는 상황이 불편해 어쩔 줄 모른다. 아니나 다를까. 벤저민에게 옷의 지퍼를 좀 내려달라는 로빈슨 부인. 벤저민은 다시 집으로 돌아가려고 한다. “손이 안 닿아 그러는 것인데, 내가 아직도 유혹한다고 생각하느냐”는 부인의 말에 주눅이 든 벤저민은 하는 수 없이 지퍼를 내려준다.
 
몹시 당황해하는 벤저민과 “내가 네 어머니뻘인데 뭐가 문제냐”는 로빈슨 부인. 벤저민은 한시라도 빨리 돌아가려고 1층으로 내려가는데 그의 뒤통수에 대고 로빈슨 부인이 소리친다.
 
“욕실에 있어  못 나가니 내 파우치 좀 갖다 주겠니?” 벤저민이 파우치를 가져오자 이번에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로빈슨 부인이 갑자기 방문을 걸어 잠그고 벤저민의 앞을 가로막는다. 마침 로빈슨 씨의 귀가를 알리는 승용차의 경적이 울리자 놀란 벤저민은 그 결에 황급히 방을 빠져나온다.
 
로빈슨 부인의 아찔한 유혹에 말려든 벤저민은 결국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 데이트를 신청한다. 방을 잡기 위해 호텔에 온 벤저민. 전혀 익숙지 않은 상황에 안절부절 못하던 그는 마음을 단단히 먹고 글래드 스톤이란 가명으로 방을 예약한다.
 
호텔. 로빈슨 부인의 가슴에 손을 얹던 벤저민은 죄의식에 머리를 찧으며 “이건 옳지 못한 짓”이라고 되뇐다. 그러자 로빈슨 부인이 “너 이게 처음이지?”라며 자존심을 건드리고, 기분이 상한 벤저민은 화를 내며 그녀를 향해 몸을 내던진다. 그렇게 시작한 풋내기의 불장난은 일상이 된다. 글래드 스톤 씨라면 호텔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졸업 후 목표 없이 허구한 날 무위도식하는 벤저민에게 실망한 부모는 “이젠 뭔가를 할 때가 되지 않았냐!”며 역정을 낸다. 밤마다 어디를 쏘다니느냐는 물음에 벤저민은 대충 둘러댄다. 그때 로빈슨 부부가 방문한다. 어색한 인사를 나누는 벤저민과 로빈슨 부인. 둘의 불륜 사실을 새까맣게 모르는 로빈슨 씨는 딸 일레인이 곧 돌아올 것이라며 “벤저민과 잘 어울릴 것”이라는 말을 하고 돌아간다.
 
오늘도 호텔 방에서 뒹구는 두 남녀. 갑자기 벤저민은 로빈슨 부부의 과거를 캐묻고, 로빈슨 부인이 대학시절 단 한 번의 섹스로 임신을 하여 원치 않는 결혼을 하게 되었음을 알게 된다. 그렇게 해서 태어난 딸이 곧 일레인이었다.
 
로빈슨 부인은 벤저민에게 일레인과의 만남은 꿈도 꾸지 말라고 경고한다. “내가 당신과는 걸맞아도 당신 딸과는 안 어울린다는 건가요?” 비위가 상한 벤저민은 로빈슨 부인에게 대든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카리스마 넘치는 그녀 앞에서 벤저민은 이내 꼬리를 내리고, 일레인과는 만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한다.
 
그러는 사이 일레인이 돌아온다. 벤저민 부모는 아들이 일레인과 사귀기를 은근히 기대한다. 로빈슨 부인에게 한 약속도 있고 해서 벤저민은 별 반응을 보이지 않지만 이 우유부단한 약골은 결국 부모님의 뜻을 거역하지 못하고 일레인을 만나기 위해 로빈슨 씨의 집으로 향한다.
 
집으로 들어서는 벤저민을 쏘아보는 로빈슨 부인의 표정은 표독스럽기 그지없다. “내가 분명히 말했을 텐데” “아버지 뜻이라 어쩔 수 없었어요” 타인의 시선을 피해가며 나누는 두 사람의 대화는 위태롭기만 하다. 그러나 어쩌랴. 언짢아하는 로빈슨 부인을 뒤로하고 벤저민과 일레인은 저녁 데이트에 나선다.
 
고교시절 이후 처음 만난 두 사람. 그런데 벤저민은 곁을 주지 않으려는 듯 난폭한 운전, 무성의한 대답, 일방적 행동으로 일관한다. 심지어 일레인을 스트립 바에 데려가 난처하게 만든다. 상처받은 일레인은 울음을 터뜨리며 뛰쳐나간다.
 
미안해진 벤저민은 일레인에게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부모님의 강요에 반발심이 생겨 일부러 그랬다며 벤저민은 일레인에게 사과의 키스를 한다. 진심을 확인한 두 사람은 급격히 가까워진다.
 
분위기를 더 내려고 호텔 바로 향하는 벤저민과 일레인. 그런데 호텔 직원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벤저민을 알아보는 통에 상황이 이상해진다. 그곳은 벤저민과 로빈슨 부인이 탐욕의 밤을 즐겼던 바로 그 호텔. “누구를 만나고 있나요? 유부녀인가요?” “그렇소.” “이젠 끝났나요?” “그렇소.” “잘 됐군요.” 짧은 대화로 상황을 정리한 벤저민과 일레인은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고 헤어진다.
 
다음날 일레인을 만나러 가는 벤저민의 차 안으로 비를 흠뻑 맞은 로빈슨 부인이 올라탄다. 그녀는 자신들의 관계를 딸에게 발설해 버리겠다며 벤저민을 협박한다. 그 말을 들은 벤저민은 더는 참을 수 없다는 듯 일레인의 방으로 뛰어들어 자신이 만났던 여자에 대해 고백하려 한다. 성난 얼굴의 로빈슨 부인은 벤저민을 뒤쫓아 들어오고, 절망적인 표정으로 비에 젖은 채 부들거리는 엄마를 발견한 일레인은 모든 사실을 직감하고 절규한다.
 
그날 이후, 벤저민은 일레인을 만나지 못한다. 일레인은 학교로 돌아간 지 오래. 그러나 일레인을 사랑하는 벤저민은 일레인과 결혼하겠다며 무작정 그녀가 있는 버클리로 떠난다. 일레인의 학교 근처에 방을 얻은 벤저민은 그녀의 동선을 따라다니지만 쉽게 그녀의 곁으로 다가가진 못한다. 어느 날, 용기를 내어 그녀에게 말을 걸지만 이미 그녀에겐 칼이라는 이름의 의대생 연인이 생겼다는 사실만 확인할 뿐이다.
 
그날 밤, 분노를 띤 일레인이 벤저민의 하숙집을 찾아온다. 그녀는 벤저민이 자신의 엄마를 겁탈한 사실에 대해 따진다. 강간이란 말에 당황한 벤저민은 그때까지 있었던 일을 모두 털어놓는다. 엄마의 거짓말에 속아온 일레인은 또 한 번 절망한다. 벤저민은 끈질기게 결혼해 줄 것을 요구하지만 일레인은 ‘당신을 사랑하지만 우린 이뤄질 수 없다’는 편지를 남기고 다시 버클리를 떠나온다.
 
밤새 LA로 달려온 벤저민은 로빈슨 씨 집 담을 넘지만 일레인 대신 싸늘한 표정의 로빈슨 부인과 마주친다. 로빈슨 부인은 일레인이 다른 남자와 결혼하기로 했다며 빈정거린다. 상대가 의대생 칼임을 예감한 벤저민은 다시 버클리로 달려가 칼의 친구들을 만나 수소문하는 한편 그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병원에 전화를 걸어 결혼장소를 알아낸다.
 
결혼식이 열리는 산타바바라의 교회로 향하는 벤저민. 도중에 연료가 바닥난 벤저민은 차를 버리고 뛰기 시작한다. 숨이 턱에 찰 지경이 되어 교회에 도착한 벤저민은 교회 2층 유리벽 뒤에서 결혼식을 지켜보며 안타까워한다. 신혼부부의 마지막 키스가 끝나갈 무렵, 벤저민은 유리벽을 두들겨 일레인을 부르고 뒤를 돌아본 일레인 역시 벤저민의 이름을 외친다.
 
결혼식장으로 난입한 벤저민은 로빈슨 씨와 하객들을 상대로 몸싸움을 벌인다. 로빈슨 부인은 일레인의 뺨을 때리며 “이젠 다 끝났다”고 소리친다. 벤저민은 대형 십자가를 뽑아 휘두르며 일레인과 함께 교회를 빠져나온다. 벤저민이 밖에서 교회 문을 잠가버리는 바람에 누구도 그들을 쫓아오지 못한다.
 
드레스 차림의 신부와 벤저민은 손을 꼭 잡고 도망친다. 마침 그곳을 지나던 버스에 몸을 실은 두 사람은 창밖을 바라보며 통쾌한 웃음을 터뜨린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서로 마주보며 웃던 두 사람의 얼굴은 이내 굳어져 정면을 응시한다. 두 연인의 얼굴에는 알 수 없는 복잡한 감정이 스쳐 지나가고, 행선지를 알 수 없는 시골버스는 계속 달린다.
 
‘덫’이 돼버린 한순간의 일탈
 
 공허한 벤저민의 표정으로 시작하는 영화는 1960년대 젊은 세대의 방황,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복잡한 심리를 대변한다. 기성세대는 그런 유약한 청춘을 구속한다. 당시 미국사회는 민권운동과 반전캠페인, 히피즘이 득세했다. 반체제와 관습거부, 마약, 프리섹스, 자연회귀 등을 표방하는 히피문화는 아메리칸 드림을 최고의 선으로 신봉하는 기성세대와 대립할 수밖에 없었다. ‘졸업’은 당시의 일그러진 상황을 우회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1966년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로 데뷔한 마이크 니콜스 감독은 스피디한 줌과 슬로우 클로즈업, 롱테이크를 적절히 구사하여 인물의 내면심리를 묘사했다. 특히 벤저민이 정원에서 거실로 들어가자 그곳이 곧 호텔방으로 바뀌고, 그가 수영장 튜브에 오르면 어느새 로빈슨 부인의 몸 위에 올라타 있는 상황으로 전환하는 등 시공간의 연속성을 파괴한 점프 컷(Jump-cut)은 매우 신선하다. 노골적인 장면 없이 충분히 관능적인 분위기를 이끌어내는 연출솜씨도 장난 아니다. 벤저민 앞에서 로빈슨 부인이 보란 듯이 다리를 뻗어 검정 스타킹을 신는 유명한 장면을 떠올려 보라. 이보다 더 자극적이며 남성의 욕망을 부추기는 도발적인 신은 없다.
 
무명에 가까웠던 더스틴 호프만의 몸을 내던지는 열연, 캐서린 로스의 꾸미지 않은 청순한 미모는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두 배우는 이 한편의 작품으로 하루아침에 스타덤에 오른다. 그러나 이 영화의 진정한 주역은 더스틴 호프만도, 캐서린 로스도 아닌 악녀 ‘미세스 로빈슨’을 연기한 앤 밴크로프트(1931~2005)다.
 
헬렌 켈러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기적은 사랑과 함께(1962)’에서 설리번 선생 역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여덟 명의 아이들과 시련의 삶을 살아가는 여자 이야기 ‘펌프킨 이터(1964)’로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아 일찌감치 연기파로 인정받은 그녀는 출연하는 영화마다 강렬한 존재감을 남긴 배우다. ‘졸업’은 그녀의 입지를 더 공고하게 다진 작품이 됐다. 라틴계 색채가 엿보이는 개성 있는 외모, 허스키한 목소리, 담배연기를 뿜어대는 그녀의 카리스마는 아찔할 정도. 훗날 그녀는 이 영화가 자신에게는 독이든 성배와 같은 작품이었다고 고백한 바 있다. 워낙 강렬한 인상을 남겨서 이후엔 자신을 ‘미세스 로빈슨’으로만 기억해 주었기 때문이다. 2005년 자궁경부암으로 유명을 달리했다.
 
‘졸업’의 엔딩장면은 두고두고 회자된다. 결혼식장에서 빠져나온 벤저민과 일레인은 버스에 올라타 뒤를 돌아보며 통쾌하게 웃는다. 마치 ‘우리가 해냈다’는 듯이. 그러나 이내 얼굴에서 웃음기는 사라지고 두 사람은 무표정한 모습으로 전방을 주시한다. 불륜에서 ‘졸업’하고, 어른들의 압박과 강요에서 ‘졸업’한 그들이지만 앞날은 그리 순탄치 않다는 것을 암시하는 장면에서 영화는 멈춘다. 해피엔딩일 것만 같았던 바로 그 순간 각박한 현실로 선회하는 마이크 니콜스의 연출. 그것은 가히 ‘신의 한 수’였지만 그래서 뭐 어쩌자는 건가. 젊은 날 열병처럼 다가온 사랑의 홍역을 누가 막을 것인가. 버스마저 이미 떠나 버린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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