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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와 뒷담화가 노년 생활에 도움이 된다
  • silverinews 김유리 미국 주재 객원기자
  • 승인 2019.10.01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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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와 뒷담화가 노년 생활에 도움이 된다
 
(사진 출처) 조던 와이트. 언스플래쉬 (Photo by Jordan White on Unsplash)
 
 가족들의 돌봄을 받지 못하는 독거노인들이 어떻게 하면 지역 사회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높다. 기존 연구들은 종교시설이나 노인회관과 같은 공식적인 지역조직에 가입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이야기해왔다.
 
그러나 모든 노인들이 종교를 가질 수도 없거니와, 복지 시설이 모든 것을 책임질 수는 없는 일이다. 뉴욕주립대 스테이시 토레스 교수는 뉴욕에 사는 독거노인들이 어떻게 스스로 지역 사회 구성원들과 관계를 맺는지를 5년에 걸쳐 관찰하고 독특한 결론을 이끌어냈다.
 
토레스 교수는 독거노인들이 동네 빵집을 아지트로 삼아 수시로 다른 노인들의 뒷담화를 하는 현상에 주목했다. 행동 및 인지 판단이 느리거나, 치매 증세가 있거나, 고집이 세서 남들을 답답하게 하는 다른 독거노인들이 험담의 대상이었다.
 
그런데 빵집에 모인 노인들은 그렇게 다른 노인들의 험담을 해대면서도, 그 ‘짜증나는’ 사람들을 지역 사회에서 완전히 따돌리지는 않았다. 예를 들어, 치매 증상이 있어 성격이 괴팍해진 ‘테레사’라는 노인을 두고, 빵집에 모인 노인들은 테레사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자신들을 ‘속 터지게’ 했는지에 대해 수다를 떨었다. 그러면서도 테레사가 일정 기간 동네에 나타나지 않으면, 이들은 “그런데 요즘 테레사는 왜 안 나타나지?”라며 테레사의 소식을 살폈다. 노인들은 테레사의 안위에 대해 궁금해했고, 테레사가 잘 지내는지 알아보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테레사에 대한 뒷담화는 또래 노인들이 간접적으로나마 테레사에게 신경을 쓰고 상태를 살피는 중요한 계기였다.
 
사회복지사들, 교회 신도들이 테레사같은 소외된 노인들의 안부를 일일이 살필 수도 없고, 가족들과의 관계도 소원한 상황에서, 빵집에 모인 또래 노인들이야말로 테레사를 살피고 돌보는 존재들이었다.
 
한편, 빵집에 모인 노인들은 그렇게 뒷담화를 함으로써 테레사와 같은 이들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답답함과 스트레스를 풀었다. 뒷담화란 바로 그 부적절함 때문에 일상적인 대화를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든다. 빵집에 모인 노인들은 뒷담화를 나누고 싶어서라도 밖에 나와 다른 노인들을 만나고 소외와 고독으로부터 스스로를 지켰다.
 
노인들의 수다 떨기, 뒷담화는 일견 아무 쓸모도 없어 보인다. 하지만 토레스의 연구에 따르면 이런 일상적인 활동들은 독거노인들의 사회적 소외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었다. 뒷담화는 노인들이 자신들의 사회적 소외를 예방하고, 자신들보다 못한 처지의 다른 노인들도 마찬가지로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었다.
 
독거노인 인구가 전체 서울 노인 인구의 절반에 이르는 한국에서, 노인들이 도시 공간에 신나게 수다를 떨고 남을 흉보고 있다면, 이제는 그것을 조금 긍정적으로 바라보아도 좋을 것이다.
 
* 출처
Torres, Stacy. 2018. “Aging Alone, Gossiping Together: Older Adults’ Talk as Social 
Glue.” The Journals of Gerontology: Series B.
 
 

silverinews 김유리 미국 주재 객원기자  news1@silver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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