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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향 서울낭송회'와 함께하는 금주의 시 (169) <예의가 살고 있는 집>

 

 

 

예의가 살고 있는 집
 

김인구
 

가끔 허기진 저녁처럼 우물이 놀러온다
몸은 무거워진 접시, 수시로 깨진다
아무도 들이지 않은 마루엔
햇볕이 수시로 자리를 바꿔 앉는다
머리엔 두통 어깨엔 견비통 허리엔 요통
무릎엔 시큰거림 발목엔 집 나가지 못한 분방함이
은발찌처럼 채여있다

불 꺼진 방안에 우두커니 앉아 손가락을 꼽아
셈을 헤아린다
식탁 위에 꽃힌 어둠도 곧 사라질테지
두귀닫고 두눈닫은 발자국소리가 계단을 오른다
현관문이 열리고 한 남자가 들어선다
사람이 되기 어렵다는 남자와 여자도 아닌 여자가
허허한 눈빛을 나눈다

가로로도 세로로도 누울 수 없는 밤
여자 아닌 여자는 밤마다 녹슨 몸에
일기를 쓴다.
 
 
 
 
▶ 작가 약력 --------------------------------------
- 전북 남원 출생
- 1991년 『시와 의식』 여름호에 <비, 여자> 외
  2편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 시작
- 시집으로 《다시 꽃으로 태어나는 너에게》
  《신림동연가》  《아름다운 비밀》
- 《굿바이 자화상》(2014년 세종우수도서 선정) 외 
  다수의 공저

 

 

silverinews 김인구  news1@silver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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