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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시대, 아시아 문화산업의 변화를 살펴보다- 호주, 일본, 인니, 한국 등 6개국 연구자들 국제학술대회 개최 -
  • 김유리 미국주재 객원기자
  • 승인 2019.10.26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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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국제 컨퍼런스 참가자들
호주 모나쉬 대학, 광운대, 한국 외국대는 지난 19일 '아시아 고령화와 문화산업'(Cultural Industries in Aging Asia)을 주제로 한국 외국어대에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인구 고령화에 따른 아시아 미디어 · 문화산업의 변동 및 시니어들의 관련 상품 소비양상 등을 논하며, 아시아 각국에서 고령화가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나누는 장을 마련했다.
 
아시아 지역을 연구하는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연구자들이 참석한 이번 학술대회는 첫째 날 이와부시 코이치 교수(모나쉬 대학)가 좌장을 맡은 첫 번째 세션 '일상의 재구성'에 이어, 한길수 교수(모나쉬 대학)가 '고령화에 대한 왜곡된 미디어 이미지' 세션을 이끌었고, 김예란 교수(광운대)가 좌장을 맡은 '몸와 미학'으로 마무리됐다. 둘째 날에는 채영길 교수(한국외국대)가 '사이버 시니어와 유튜브의 정치학' 세션을 이끌었으며, 나루미 히로시(교토여대)가 좌장을 맡은 마지막 세션 '테크놀러지와 돌봄 산업'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 기사에서는 첫째 날 세션에서 논의된 내용을 간추려 싣는다.
 
첫 번째 세션에서 토마소 바베타(일본 교토대)는 ‘파칭코에서의 하루: 고령화 사회에서 기계 도박의 변화’라는 제목으로, 노년인구가 일본 전체 파칭코 이용 인구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일본 파칭코 산업이 어떻게 노년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변화하고 있는지를 논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초저가 ‘1엔 파칭코’로 대변되는 이 새로운 파칭코 비즈니스는 기존의 카지노 파칭코와 차별화하기 위해 밝고 건전한 분위기로 외관과 인테리어를 바꾸고, 상금 액수는 낮추되 우승 확률을 높이는 방식으로 고령의 고객들이 부담 없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을 도입해 변화에 대응해왔다. 실제로 일본의 카지노 파칭코 업소들은 문을 닫고 있지만, 고령 고객을 상대로 하는 파칭코들은 성업 중이라고 한다.
 
(사진 2) 베니 통 박사후연구원 (싱가폴 국립대)

이어 베니 통 박사후연구원(싱가폴 국립대)은 ‘도시공간에서 노년 웰빙을 위한 일상적 실천으로서의 노래교실’이라는 연구를 통해, “일본의 노년 여성들이 노래교실 참여를 통해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건강한 사회적 관계를 유지시켜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강사의 지도를 받고 연례 발표회를 열면서, 이 여성들은 노년의 삶을 이끌어갈 목적을 깨닫고 궁극적으로 사회적 소외를 예방하고 있었다.

한편, 윌프레드 양 왕 교수(호주 모나쉬 대학)는 자신이 발표한 ‘호주 내 중국 이민자들의 모바일 미디어 활용’에서 고령의 중국계 호주인들이 스마트폰 사용법을 익히면서 디지털 격차를 줄이고자 노력하는 양상을 연구했다. 스마트 기기를 이용함으로써 고령의 중국계 호주인들은 모바일 기기를 활용해 멀리 떨어진 친척들 및 가족들과의 연결을 이어나가고자 노력하고 있었다. 이러한 노력은 그들이 중국인 정체성을 유지하는 데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었다. 세 가지 발표 모두 문화 상품 소비 및 미디어 활용이 노년 인구의 일상생활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밝혔다.
 
(사진 3) 세션 1 참가자들. 좌측부터 베니 통, 토마소 바베타, 윌프레드 양 왕, 이와부시 코이치
두 번째 세션에서는 미디어에서 노인들이 어떻게 다루어지는가에 대한 연구들이 발표됐다. 한국외국어대 채영길 교수의 발제는 한국의 지상파 3사 뉴스기사 940개를 분석한 결과, 미디어에서 노년층이 대체로 부정적으로 다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노인들은 치매, 기후재앙, 사회적 차별의 희생자이자, 인지판단 능력이 저하되고 심리적으로 불안정하여 사고를 일으키는 집단으로 그려진다는 것이다.
 
아울리아 라마와티 교수(인도네시아 펜방구난 국립대)는 인도네시아의 영화산업에서도 역시 노인들이 ‘과소 재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분석 대상이 된 영화들에서 노인들은 외로움과 전통적 가치관에 얽매인 방식으로 그려지고 있었다. 라마와티 교수는 "인도네시아에서는 현재 다양한 실버 산업이 개발되고 있다"며 이러한 영화들이 변화하는 인도네시아의 사회상에 맞춰가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진 토론 시간에는, 그러한 부정적인 재현이 과연 노인에 대한 사회적 차별과 불이해에서 기인한 것인지, 아니면 많은 노인들이 겪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치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사진 4) 왼쪽부터 채영길 교수(한국외국어대), 아울리아 라마와티 교수(인니 펜방구난 국립대), 나루미 히로시 교수(일본 교토여대)
마지막 세션 ‘신체와 미학’에서 나루미 히로시 교수(일본 교토여대)는 ‘슬로우 패션’ (slow fashion: 패스트푸드처럼 유행에 맞춰 금방 입고 버리는 ‘유니클로’같은 ‘패스트 패션’에 반대하는 운동)이 인구 고령화에 맞선 일본 패션 산업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나루미 교수가 패션 디자이너들을 비롯한 관계자들을 인터뷰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디자이너들은 일본의 전통 복식 스타일을 현대적인 디자인을 가미해 재해석하여, 노년의 몸에 맞으면서도 젊은 층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옷을 만들고 있다.
 
이어 쵸 유파이 교수(홍콩 침례회 대학)는 ‘'할까 말까': 성형수술과 중국의 중년 여성’ 주제의 발표에서, 성형수술에 대한 중국 여성들의 태도를 논했다. 상하이와 베이징에서 전문직에 종사하는 독신 중년 여성을 인터뷰한 결과, 이들 여성들은 단지 남성의 눈에 들기 위해서라거나 노동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외모를 가꾸고 성형수술을 하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자신의 경제적인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더 나은 외모’를 갖고 자기 자신에 대한 만족감을 위해 성형수술을 선택했다.
 
토론을 맡은 김예란 교수는 홍콩 여성들의 그러한 태도가 여성으로서의 그들의 판타지를 충족하려는 욕망과도 연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슬로우 패션에 대해서도 일본의 일반적인 버블경제 침체와 회복에 따른 사회심리적 피로감이 그와 같은 취향을 형성한 것으로도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유리 미국주재 객원기자  news1@silver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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