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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줬다 뺏는 기초연금’ 논점... ‘보충성’이냐 ‘형평성’이냐『빈곤 노인에게 줬다 뺏는 기초연금 어떻게 해결할까?』 국회 토론회 개최
  • silverinews 홍영미 전문기자
  • 승인 2019.09.30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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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줬다 뺏는 기초연금’ 논점... ‘보충성’이냐 ‘형평성’이냐
『빈곤 노인에게 줬다 뺏는 기초연금 어떻게 해결할까?』 국회 토론회 개최
- 생계급여와 별도 지급 요구 높아 -
 
(사진 1) 『빈곤 노인에게 줬다 뺏는 기초연금 어떻게 해결할까』 토론회에서 윤소하 의원 (정의당)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고령화 속도와 노인빈곤율이 모두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대다수 노인들에 대한 기초연금은 일정액의 현금수당이라는 측면에서 노후복지에 지니는 의미가 각별하다.
 
더구나 기존에 기초생활보장 급여를 받고 있던 빈곤노인층(기초수급 노인)에게 이 기초연금은 무척 중요한 추가적 복지수당이다. 하지만 이들 빈곤층에게 별도로 이뤄지던 기초생활보장 급여는 정작 기초연금 해당액만큼 삭감해 지급됐고 이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 27일 김세연 의원(보건복지위원장, 자유한국당), 정춘숙 의원(더불어민주당), 윤소하 의원(정의당)과 빈곤노인기초연금보장연대는 공동으로 ‘『빈곤 노인에게 줬다 뺏는 기초연금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주제의 토론회를 국회의원회관에서 공동주최하고 열띤 토론 시간을 가졌다.
 
(사진 2) 발제자인 오건호 공동운영
위원장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이날 토론회 발제자인 오건호 공동운영위원장(내가 만드는 복지국가)은 “‘줬다 뺏는 기초연금’의 역사와 논점, 그리고 해법”을 주제로 논지를 상세히 펼쳤다.
 
그는 먼저 현행 기초연금의 전사(前史)를 설명했다. ‘기초연금’은 2008년부터 시행된 ‘기초노령연금’이 시초로, 기초노령연금 이전에는 1998년 현금수당 복지의 형태로 가장 소득이 낮은 노인(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 노인; 이하 ‘기초수급 노인’)에게 지급 시행되던 ‘경로연금’이 있었으며, 이것이 기초노령연금의 전신인 셈이었다.
 
그런데 기초수급 노인에게 지급하는 금액에 문제가 생겼다. 경로연금은 기초노령연금이 도입되면서 폐지됐는데, 이전과 달리 기초노령연금을 소득으로 간주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기존의 경로연금은 저소득 노인에 대한 추가지원이 명분이었기에 소득인정액 산정에서 제외됐었으나 새로이 생긴 기초노령연금은 ‘보충성 원리’에 따라 전액 소득인정액으로 계산되었고, 따라서 그만큼 생계급여에서 삭감이 이뤄진 것이다.(보충성의 원리란, 국가가 정한 최저 생계급여 기준액 보다 모자라는 금액만 보충해서 지원해준다는 의미)
 
곧, 기초노령연금은 국가가 전체 노인 중 70%에게 지급하는 현금복지인데, 소득인정액으로 임의로 산정해 사실상 가장 가난한 기초수급 노인의 생계급여를 삭감함으로써 돈이 들어왔다 나가는 셈이 됐고, 기초연금이 인상될수록 그만큼 문제는 더 심화된다는 것이다.
 
오 위원장은 이렇듯 ‘줬다 뺏는 기초연금’을 둘러싼 논점에 대한 언론과 정치권의 관심이 큼에도 불구하고 계속 표류하는 이유가 2가지 주장의 첨예한 대립 때문이라 설명했다.
 
즉, 정부는 공공부조의 기본 원리인 ‘보충성’을 내세우며 이 원리에서 기초연금을 제외하면 공공부조의 체계가 흔들릴 수 있음을 우려한다는 것이다. 비판하는 측은 우리 사회의 가장 가난한 노인들을 기초연금 혜택에서 제외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며, 오히려 노인계층(기초수급 노인과 차상위계층 노인) 간의 가처분소득에 격차가 발생하는 ‘역진성’(逆進性)이 초래되는 문제를 주장한 것이라고 논점을 요약했다.
 
한편 오 위원장은 “보충성 원리가 예외 없는 절대 기준은 아니다”라며 “현재도 기초생활보장제도 소득인정액 계산에 포함되지 않는 다양한 소득항목들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즉 장애인에게 제공되는 현금 급여는 물론 보육 · 교육 부문의 지원금(영유아보육료, 아동수당, 유치원교육비, 한부모 아동양육비 등)도 소득인정액에서 제외된다는 것이다. 또한 희귀난치성 질환자, 만성질환자에 대한 지원금도 소득으로 간주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목했다.
 
기초연금이 보충성 원리에서 예외 적용을 받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예외소득들은 가구특성별 추가 지출이 있는 경우로 제한된다고 설명한다. 장애인이나 아동이 있는 가구는 추가비용이 발생하기에 정부가 지원하는 장애인연금, 보육료 등을 소득인정액에서 제외하게 되지만 노인가구는 계측(計測) 조사에서 추가비용 발생이 없는 것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오 위원장은 “현재의 지출 실태에 근거한 '전물량방식'(全物量方式)의 최저생계비 계층조사의 특성상, 소득이 적은 노인가구의 지출은 적게 나타날 수밖에 없기에 노인가구의 필요지출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오 위원장은 수급노인에게 기초연금을 보장하면 차상위계층 노인들보다 가처분소득이 높은 ‘소득역전(逆轉)’이 발생한다는 주장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며 보건복지부가 소득역전의 근거로 제시한 자료를 설명했다.
 
기초생활수급자는 시장소득 평균 36만7천원에 공적이전소득 50만8천원이 더해져 최종 87만5천원의 소득을 갖는다. 반면 차상위계층(비수급 빈곤층)은 시장소득이 38만8천원으로 비슷하나 공적이전소득이 13만원에 불과해 최종 경상소득이 51만8천원으로 기초생활수급자에 비해 낮아지는 ‘소득 역전’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오 위원장은 “차상위계층의 공적이전소득이 낮은 이유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가 지닌 부양의무자 기존, 재산의 소득환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조항들은 실제 소득이 없는데도 가공의 소득을 상정해 소득인정액이 최저생계비 기준을 넘도록 만드는 국민기초생활보장도 자체의 문제”라고 밝히고 “이 조항은 폐지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의견을 표했다.
 
그는 결국 “기초수급 노인과 차상위계층 노인 모두 동일한 기초연금을 받으면 기존 소득 구조가 그대로 유지될 뿐”이라며 소득역전 문제는 기초연금 지급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논점을 마무리하며 “받았던 기초연금 만큼 생계급여에서 공제하는 ‘줬다 뺏는 기초연금’이 유지되면 수급노인에게는 최종 소득에 아무런 변화가 없는 반면, 차상위 이상 노인들은 기초연금만큼 소득이 순증가하게 되어, 거꾸로 가장 가난한 노인과 그 위 계층 노인의 소득이 벌어지는 ‘역진적 격차’가 생긴다”는 점을 재차 지적했다.
 
따라서 “왜 기초연금을 보충성 원리에서 예외로 적용하지 않느냐”며 기초연금을 생계급여와 별도로 지급할 것을 촉구했다.
 
(사진 3) 토론하는 김호태 대표
(동자동사랑방)
토론자로 나선 김호태 대표(동자동사랑방, 기초생활수급자) 역시, 기초연금은 원래대로 노령연금이라고 해야 맞다고 밝혔다. 그는 “기초연금 매달 30만원을 통장에 넣어 주었다가 다음 달 20일에 생계급여에서 30만원을 공제함으로 인해 실제로 제일 어려운 빈곤노인들은 노령연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따졌다.
 
아울러 “줬다 뺏는 기초노령연금을 방치하면서 어떻게 포용적 복지국가라고 주장할 수 있겠느냐”며, “이제는 대통령이 나서서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시행령 제정으로 문제 해결에 의지를 보여 달라”고 촉구했다.
 
 
(사진 4) 고현종 사무처장 (노년유니온)
이 토론하고 있다.
이어 고현종 사무처장(노년유니온)은 기초연금 때문에 노인간 격차가 더 벌어진다며, 이 때문에 경제적으로 여유를 즐기며 사는 풍요로운 노인들을 일컫는 ‘우피족(well-off older people)’, 반대로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중간보다 소득 50% 이상 적은 층) ‘푸피족(poorty-off older people)’의 신조어가 생겨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급자 독거어르신이 병원에 입원해 옮겨 다니며 비보험 항목, 간병비, 특히 기저귀 값이 드는 과정에서 전전긍긍해 하는 사례를 설명했다. 아울러 “기초 수급자 아닌 어르신은 조그만 집 한 채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기초연금을 받고 있는데, 고시원에 월세를 내는 형편의 수급 어르신은 기초연금 혜택을 못 받고 있다”며, 노인 간의 격차와 형평성의 문제를 지적했다.
 
(사진 5) 견해를 밝히는 윤홍식 교수
(인하대 사회복지학과)
윤홍식 교수(인하대 사회복지학과)는 불충분한 사회수당을 일차적으로 언급했다. 이어 “‘줬다 뺏는’이라는 제도 간의 정합성을 고려하지 않는 접근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며 공공부조의 문제를 지적하려면 실질적으로 인간답고 문화적인 생활을 할 수 없는 수준의 생계급여 문제를 지적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한 ‘과거에 인정하던 것을 이후 법적 근거 없이 점차 불인정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사후에 법령을 마련하는 방식이었다’라는 비판은 가능하지만, 핵심은 ‘과거와 지금이 다르다’가 아니라 제도의 변화가 제도들 간의 정합성이 강화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이렇게 제도의 정합성을 맞춰가는 과정에서 기존의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수급노인이 추가적으로 받던 경로연금, 기초노령연금이 점차 소득인정액에 포함되어 발생하는 ‘실질적 소득수준’의 저하에 대응하지 않았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해야한다”고 정리했다.
 
그는 “문제의 핵심은 생계급여가 인간적으로 문화적인 최저생활을 보장할 정도로 적절하지 않다는데 있다”며 실현가능한 대응방안을 단기적(한시적) 또는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보충급여제도(Supplemental Security Income, SSI)의 도입방안으로 서울 중구에서 시행하고 있는 노인공로수당 방식을 들었다. 이는 한국 사회의 산업화와 민주화에 공헌한 노인세대에 대해 인간적이고 문화적인 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현행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와 기초연금으로 충분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 ‘공로수당’을 현금 또는 지역화폐 방식으로 지급하는 방안으로, 이의 검토 필요성을 제안했다.
 
아울러 중장기적으로는 전체 사회보장제도의 정합성을 강화하는 방식의 개혁이 필요하며 그 방향은 “지원이 필요한 대상이 곳곳에서 배제되는 누더기 제도를, 촘촘히 연결되어 있는 조각보 제도로 만드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사진 6) 토론자 김윤영 사무국장
(빈곤사회연대)
김윤영 사무국장(빈곤사회연대)은 2019년 생계급여 예산은 기준중위소득 인상률인 2.09%에도 못 미치는 0.8%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는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 등에도 불구하고 인상률만큼의 예산도 반영되지 않은 이유가 기초연금 인상분(소득하위 20%에게 기초연금 추가 지급)으로 인해 3,294억 삭감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이러한 예산은 ‘수급자 노인의 주머니를 털어 재정을 아낀다’는 비관적인 통념에 부합한 것”이라 지적하고, 기초연금 삭감은 진지하고 심각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금 우리는 박탈을 벗어나기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고, 사회적으로 배제되었다는 절박감에 대해 논의돼야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노정훈 과장(보건복지부 기초생활보장과)은 이날 토론회가 기초노령연금의 통합과정에서 발생된 문제에 대해 정부, 시민단체가 함께 해결해나가자는 취지의 자리라며 선후(先後)의 문제가 아니라 같이 다뤄져야할 문제라고 이해를 구했다.
 
그는 “방향성은 같으나 방법이 달라 논박이 이루지고 있다는 것 자체는 긍정적인 변화”라고 밝혔다. “아울러 동의하실지 모르나 10만원 추가하는 예산이 논의될 것으로 본다”며, “여러 문제점으로 인해 여러분들이 원하는 만큼 이루어지지 못한 게 죄송스럽다”고 입장을 표했다.
 
 

silverinews 홍영미 전문기자  news1@silver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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