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교양·문화 칼럼·기고
송훈장의 고사만사 (47) – 四知(사지)
송훈장의 고사만사 (47) – 四知(사지)
 
 
 
四知 (사지)
 
글자 : 四 넉 사, 知 알 지
풀이 : 넷이 알다, 비밀은 언젠가는 반드시 탄로 나게 마련이다.
출전 : 後漢書(후한서) 楊震傳(양진전)
 
 
【유래】
 
한(漢)나라 때 양진(楊震, 54?~124)이 동래 태수로 부임하는 길에 창읍 현령 왕밀(王密)을 만났다. 그는 예전 양진의 추천을 받아 벼슬을 시작했으므로 은혜로 여겨 밤중에 찾아와 황금 열 근을 바쳤다.
 
양진이 말했다. “그대는 어째서 나를 모르는가?” 왕밀이 대답했다. “어두운 밤이라 아무도 모릅니다.” 양진이 다시 말했다. “하늘이 알고 귀신이 알고 내가 알고 자네가 아네(四知). 어찌 아는 사람이 없다 하는가?” 왕밀이 부끄러워하며 나갔다.
양진은 청렴해서 자식들이 거친 음식을 먹고 외출할 때도 걸어 다녔다. 벗들이 먹고 살 도리를 하라고 하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후세에 청백리의 자손으로 일컬어지게 하려네. 이것만 남겨줘도 충분하지 않겠는가?”
 
그의 둘째 아들 양병(楊秉, 92~165)은 아버지를 이어 환제 때 태위 벼슬에 올랐다. 정치가 잘못되면 그는 늘 성의를 다해 임금에게 간언했다. 양병은 술을 전혀 입에 대지 않았고, 젊어서 아내가 세상을 뜨자 다시 장가들지 않았다. 아버지를 이어 그 또한 청렴으로 사람들의 기림을 받았다. 그가 말했다. “나는 술과 여색, 재물 이 세 가지에 흔들리지 않았다.” 잘 나가다가도 늘 술과 여자, 재물의 삼혹(三惑)에 발이 걸려 넘어진다. 군자가 사소한 것조차 삼가지 않을 수 없는 까닭이다. 양병의 이 내용은 《몽구 蒙求》라는 책에 나온다.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은 목민심서(牧民心書)에서 공직자의 주인은 백성이라는 사실을 천명하며 공직자가 지켜야 할 윤리를 새겼다.
 
뇌물이란 아무리 비밀리에 주고받더라도 반드시 드러난다는 근거로 사지론(四知論)을 제시했다. 하느님이 알고(天知), 귀신이 알고(神知), 내가 알고(我知), 상대가 안다(子知)가 그것이다.
 
그리고 공직생활을 잘하는 요체로 두려워해야 할 사외론(四畏論)을 꼽았다. 의를 두려워하고(畏義), 법을 두려워하고(畏法), 상관을 두려워하고(畏上官), 백성을 두려워하면(畏小民) 허물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아무리 한밤중에 주고받은 뇌물이라도 아침만 되면 세상에 소문이 퍼지고 만다는 경고를 했었고, 누가 뇌물을 주면서 비밀로 하지 않고 공개적으로 하겠느냐면서도 비밀은 탄로되고 마는 것이 세상의 원리라는 귀신같은 명언을 남겼다.
 
또 다산이 말하길 “남이 알지 못하게 하려거든 그 일을 하지 않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이 없고(欲人勿知 莫如勿爲), 남이 듣지 못하게 하려면 그 말을 하지 않은 것보다 좋은 것이 없다(欲人勿聞 莫如勿言)”라는 명언을 남겼다.
 
 
【한마디】
 
김경수 경남지사에 이어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2심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법정구속 되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구속에 대한 법관의 보복이라는 등... 진실이야 시간이 지나면서 어떤 모습으로든지 밝혀질 것이다.
 
최교일 의원이 2016년 미국에 갔다가 ‘스트립 바’에 갔다, 아니다 하며 논란이 일고 있다. 김성태 의원의 딸이 KT 자회사에 부당하게 취업을 했다, 아니다 라고 시끌시끌하다.
 
이 모든 일들은 법이란 테두리에서만 진실이니 아니니 하면서 판단하겠지만, 무죄를 받았다는 것이 결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다만 법이 못 찾아냈다는 것일 뿐이다.
 
당사자들은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당사자는 알고 있을 테니.. 四知(사지)는 못돼도, 최소한 三知(삼지)야 되지 않겠는가.
언제나 양진 같은 관리를 한번 이 땅에서 볼 수 있을 것인가.
 
이제 설날이 막 지났다. 가족들 모두 모여 맛있게 떡국도 먹었으니, 제발 나이도 떡국처럼 맛있게 먹고, 하늘에도 땅에도 자신에게도 남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새해를 맞고 싶다.
 
 
- 글 : 虛田 宋 宗 勳 (허전 송종훈)
 
 
[편집자주] 외부 필자의 원고는 <실버아이뉴스>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월요고전 #47 = 
 
  ◈ 善觀人瑕障 使己不露外, 如彼飛輕塵 若己稱無瑕 『法句經』
  (선관인하장 사기불로외, 여피비경진 약기칭무하) 『법구경』
 
  남의 허물은 잘 찾아내지만 자기의 허물은 드러내지 않는다. 남의 잘못은 가벼운 
  먼지처럼 날리나 자기의 잘못은 없는 듯이 말한다. 『법구경』
 
 
 

silverinews 송종훈  news1@silverinews.com

<저작권자 © 실버아이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