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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훈장의 고사만사 (43) – 井底之蛙 (정저지와)
 
송훈장의 고사만사 (43) – 井底之蛙 (정저지와)
 
 
 
정저지와(井底之蛙)
 
글자 : 井 우물 정, 底 밑 저, 之 어조사 지, 蛙 개구리 와
풀이 : 우물 안 개구리
출전 : 莊子(장자) 秋水(추수)
 
 
【유래】
 
공손룡(公孫龍)이 위모(魏牟)에게 말했다. “나는 어려서부터 옛 성왕의 가르침을 배웠고, 커서는 인의와 도덕을 알았습니다. 같음(同)과 다름(異)을 뭉뚱그리고 딱딱함(堅)과 흼(白)을 뒤섞으며, 남이 부정하는 것을 긍정하고, 남이 논박하는 것을 정당화했습니다. 나는 지혜를 자랑하는 학자들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사람들의 말문을 막아 버렸습니다. 그래서 나는 내가 최고의 경지에 있다고 믿고 있었는데, 장자(莊子)의 말을 듣고는 놀라 멍해져 버렸습니다. 내가 그보다 논변이 빠집니까, 아니면 지혜가 못합니까. 그런데도 더 이상 입을 열지 못하겠는 것은 무슨 연유일까요?”
 
위모는 책상에 기대어 있다가 탄식하고 하늘을 우러러 웃으며 말했다.
「“당신은 우물 안의 개구리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소? 개구리가 동해바다의 거북에게 이렇게 말했답니다. ‘얼마나 즐거운가, 나는! 우물 난간에 폴짝거리며 노닐다가 피곤하면 깨진 우물 벽에 들어가 쉬며, 물속에서는 겨드랑이께로 헤엄치다 피곤하면 턱을 물 위에 내놓고 쉬노니. 뻘 속에 뛰어들면 몸과 발등을 숨겨 위험을 피할 수 있지. 주변을 둘러보아도 나만 한 장구벌레나 올챙이, 게가 어디 있으리. 게다가 웅덩이며 우물을 독차지한 즐거움이란 더할 나위 없는 것. 자네도 아무 때나 와서 둘러보게.’(子獨不聞夫掐井之鼃乎. 謂東海之鼈曰, 吾樂與. 出跳梁乎井干之上, 入休乎缺甃之崖. 赴水則接腋持頤, 蹶泥則沒足滅跗. 還虷蟹與科斗, 莫吾能若也. 且夫擅一壑之水, 而跨跱埳井之樂, 此亦至矣. 夫子奚不時來入觀乎.)」 동해의 거북이가 우물 속으로 왼쪽 발을 내려놓기도 전에 오른쪽 무릎이 걸려 버렸다오. 발을 도로 빼낸 거북이는 미안해하며 바다에 대해 이렇게 들려주었다오. ‘바다는 천 리로도 그 넓이를 재지 못하고, 천 길로도 그 깊이를 가늠하지 못한다네. 우왕(禹王)의 시대, 10년에 9년 동안 홍수가 쏟아졌지만 물이 불어나지 않았고, 탕왕(湯王)의 시대, 8년에 7년 동안 가뭄이 타들어 갔어도 줄어들지 않았지. 시간이 흘러도 그만, 물이 들어오고 나가도 그만이라, 이것이 바다의 큰 즐거움이라네.’ 이 말을 듣고 우물 속의 그 개구리는 깜짝 놀라 얼이 빠져 버렸다오.”
 
 
【한마디】
 
경북 예천군의회 의원 9명과 직원 5명이 지난해 12월 20일부터 6,100만원의 세금으로 미국과 캐나다 연수를 다녀오시면서 현지 가이드를 부의장이 주먹으로 때리고, 여성 접대부가 있는 술집에 데려다 달라고 요구를 하고, 숙소에서 술에 취해 소란을 피우다 투숙객들의 항의를 받는 등 국제적 망신을 샀다고 한다. 가이드를 폭행한 부의장은 합의금 675만원을 주고 무마한 후 사건이 알려지자 사과한 후 부의장직을 사퇴했다고 한다.
 
돈을 그런데 쓰라고 하늘이 내려준 것은 아닐 텐데... 바로 얼마 전에서 국회의원들이 본회의도 빼먹고 베트남에 놀러갔다가 말이 많자, 일정을 앞당겨 부랴부랴 일정을 취소하고 숨어들 듯 조용히 귀국한 일도 있었다.
 
예천군 의원이면 그곳에서 얼마나 대단한 지위인지는 모르겠으나, 인구 5만 명 남짓한 군의 의원이 외국에 나가 큰소리치며 사람 때릴 정도이니, 예천에서는 그동안 얼마나 큰소리를 치며 어깨에 힘주고 다녔을지 짐작된다.
 
국회의원이든 군의원이든 다들 세금으로 월급 주어가며 일하라고 뽑아 준 것인데, 우물 안 개구리도 이런 개구리들이 없다. 우물 개구리들에게 부탁하건데, 제발 나서지 마시고 남은 임기동안에는 그저 내 잘못이다 하고, 심심하지 않도록 세비는 꼬박꼬박 잘 뜯겨드릴 테니, 시끄럽게 떠들지 말고 우물 안에서만 노시기를 정중히 부탁드립니다. 더 이상 예천(醴泉)의 명예(譽)를 천박하게(賤) 만들지 마시기를...
 
 
- 글 : 虛田 宋 宗 勳 (허전 송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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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요고전 #43 =
 
  ◈ 臨淵羨魚 不如退而結網 『漢書, 董仲舒傳』
  (임연선어, 불여퇴이결망) 『한서, 동중서전』
 
  연못에서 물고기를 선망하는 것은, 돌아가 고기 잡는 그물을 만드는 것만 못하다.
  『한서, 동중서전』
 
  (뜻: 어떤 것이든 성취하기를 원하는 바가 있으면 그를 위해 차근차근 최선의 방법을
  먼저 준비해야 한다)
 
 
 

silverinews 송종훈  news1@silver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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