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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향 서울낭송회'와 함께하는 금주의 시 (175) < 파,랗다>

 

 

파,랗다
 
이정원
 

파랗게 무성해서
파는 무작정 파가 된 것

파래서 슬픈
천 평 파밭은 천 평의 눈물을 대궁 속에 지녔다

파를 갈아엎을 때
트랙터는 굉음 속에 울음을 파묻어
미처 터뜨리지 못한 파의 눈물을 대리 하역했다

밭고랑에 퍼질러 앉은 머리채가 
하얗게 세고 있었으므로
파 뿌리 되도록 결가부좌한 뿌리도
텁수룩하니 기른 수염을 탈탈털렸다

무성했던 파밭에
맵싸한 설움이 파,랗게 진동했다
 
 
 
▶ 작가 약력 ------------------------
- 경기도 이천 출생
- 2002년 「불교신문」, 2005년 「시작」 통해 시인 등단
- 시집 「내 영혼 21그램」, 「꽃의 복화술」, 「몽유의 북쪽」

 

 

silverinews 이정원  news1@silver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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