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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동의 공동체 주거 이야기 (6)- 전화위복
▲ 김수동 (더함플러스협동조합 이사장)
 
 
 
김수동의 공공체 주거 이야기 (6)
 
- 전화위복
 
 공동체 주거를 생각한다면 갈등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갈등은 나쁜 것인가?” 아니다. 갈등은 자신과 타인의 서로 다른 욕구나 목표로 인해 생기는 심리적 현상으로 사람들이 어울리는 곳에는 어디든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즉, 좋고 나쁜 것이 아니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앞에서 갈등을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신뢰는 어디서 성장하는가?
 
1. 협력하는 다수의 힘을 경험
2. 소수의견 존중
3. 함께 한 시간, 쌓이는 이야기
 
 
 [협력하는 다수의 힘을 경험]
 
우리는 경쟁과 각자도생이 너무나 당연하고 익숙한 세상을 살아왔다. 그래서 공동체, 협력 이런 말은 사전에만 있는 것이지 내 삶에서 경험할 기회가 그리 많지 않다. 따라서 이 부분은 경험하지 않고는 알 수가 없는 것이다. 다행히(?) 공동체주택을 추진하다 보면 내 의지와 관계없이 다양한 요인에 의한 위기가 다가온다. 특히 건축 과정에서 인허가 문제가 쉽지 않고, 착공 후에는 주변의 다양한 민원을 상대하여야 한다.
 
이때 건축사나 시공업체에서 알아서 하겠지 하면 안 된다. 함께 협력해서 풀어야 한다. 특히 이웃 주민들의 민원을 상대하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합법적으로 건축허가 다 받고 짓는데 뭐가 문제야?”라는 식의 적대적 대응은 더욱 자제하여야 한다. 텅 빈 벌판에 집을 짓는 게 아니라면 어느 정도는 주변에 불편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보통의 경우는 개발업자가 돈으로 해결하겠지만 공동체주택 입주자라면 이웃과의 관계를 소중히 할 줄 알아야 한다. 악의적 민원인이 아니라면 피하지 않고 성실하게 만나고 잘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웬만한 민원은 다 해결될 수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구성원들이 서로 협력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나면, 이미 그들은 그 전의 그들이 아니다. 세상에는 각자도생이 확고한 생존원칙인 줄 아는 사람과, 협력하는 다수의 힘을 경험한 사람들이 존재한다.
 
 
 [소수의견 존중]
 
신뢰는 결국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다. 그 마음이란 것이 꼭 거창한 것이 아니다. 공동체에서는 다수의 뜻도 중요 하지만 한 사람 한 사람 소수의 생각과 의견도 소홀히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소수의견을 중요히 여기는 것은 집단선택의 오류를 줄이는 효과도 있지만, 반대의견을 낸 개인에게도 “이 사람들이 나를 소중하게 생각하는구나!”라는 믿음과 소속감을 주게 된다. 따라서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때에는 비록 그 자리에 참석하지 못한 사람에게도 전화로라도 의견을 물어보는 것이 좋다.
 
 
 [함께 한 시간, 쌓이는 스토리]
 
무엇보다 절대 시간이 필요하다. 공동체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자주 만나라. 만나서 회의만 하지 말고, 밥도 먹고, 술도 마시고, 많이 이야기하자. 누군가와 ‘밥을 먹는다는 것’은 그냥 허기진 배를 채우고 끼니를 해결하는 것 이상의 의미와 가치를 가지고 있다. 모든 관계는 ‘함께 밥을 먹는 것’으로 시작된다고 해도 지나침이 없다. ‘같이 밥을 먹는다는 것’은 곧 서로를 인정한다는 것이며 밥상은 최고의 협상테이블이다. 그래서 많은 공동체의 소통은 밥상모임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좀 더 친해지면 놀러도 가고 함께 공유하는 이야기가 많을수록 공동체는 탄탄해진다.
 
 
공동체, 요즘은 과잉이다 싶을 정도로 많이들 이야기한다. 하지만 막상 공동체를 설명하라고 하면 쉽지 않다. 공동체에 대해 다양한 주장과 견해가 있지만 내가 매우 공감하는 글을 공유한다. 우리 더함플러스협동조합 윤장래 이사님의 생각이다.
 
“공동체는 함께 하는 것이다. 때로는 이익갈등으로 때로는 가치갈등으로 늘 시끄럽다. 그래서 나를 멈춰있게 하지 않고 생각하게 한다. 갈등이 정지된 공동체는 성장이 멈춰버린 생명체다. 밖에서는 가지런히 보이지만 속으로는 이미 고목이 되고 있다. 나 자신을 돌아봐도 가지런한 모습은 대개 생명이 아닌 시선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함께 산다는 것은 쉼 없이 갈등하는 것이다. 공동체의 출발은 다름에 기반하고 있다. 고백하자면 나 혼자서는 안 되겠기에 함께 하려고 한다. 오늘 내 작은 마음을 내일 허허 웃으면서 자기 고백하는 내 모습을 그려본다. 스스로의 허물을 보일 수 있는 관계 속에서 함께 성장하고 싶다. 오늘 나의 부끄러움을 내일 스스로 만나는 횟수를 줄이고 싶다. 누구를 위해서 공동체를 마주하는 게 아니고, 이기적이게도 나 자신을 위해서 공동체를 함께 하려고 한다. 내 청년기를 통해 장성기의 친구가 있듯이, 내 노년기를 위해 지금 함께 늙을 수 있는 벗들을 만나고 싶다. 그러고 보면 나에게 공동체는 철저하게 나 자신의 이기심의 발로이다.”
 
그렇다. 어쩌면, 아니 진실로 공동체는 그 누구를 위한 양보와 희생이 아니라 나를 위한 가장 스마트하고 전략적이며 이기적인 선택이다.

 

 

silverinews 김수동  news1@silver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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