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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향 서울낭송회'와 함께하는 금주의 시 (198) <별 헤는 설날>
 

 

 

 

윤동주시집  - 별 헤는 설날

      겨레시인 성재경 

아우여 
설날 나 혼자 있다고 찾아오지 마시게
그날 하루는 곡기를 끊고
물조차 멀리 허옇게 부르튼 입술로
슬픈 시인을 생각하고 싶네

해방 되던 해 아직 이월 십삼 일 설날 아침
후쿠오카감옥 마룻바닥에서 곡기를 끊고
죽어가기 시작하던 윤동주시인은
작은 호흡으로 나흘을 버티던 삶의 마지막 날
북간도 명동촌 어릴때 설날을 기억하며
하늘로 돌아가는 별빛을 따라 나섰다네

부모 친지를 찾아 고향길 가는 아우여
칠천만 남북 백성들이 즐겁고
민족의 정과 웃음이 천년을 흘러가도
누군가는 기억해야 하겠지
설날을 우리에게 돌려주기 위하여
뼈를 부수고 피를 말렸던 시인은
설날 감옥에서 창백한 별을 헤고 있었다는 걸

이듬해 설날부터 용정 마른 잔디 무덤엔
눈물에 얼어붙은 별조각이 쏟아내리고
땅속 죽은 듯한 뿌리는 별들의 체온으로
살아서 움직이기 시작했어
아우여 이것이 내가 봄을 기다리는 이유
설날 물 한모금 없이 하루종일 굶어도
외롬 타지 않고  별을 헤아리는 까닭이라네

 

silverinews 성재경  news1@silver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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